싱어송라이터의 탁월함을 재확인 시키는 JD Souther 아홉 번째 정규 앨범 Tenderness
재즈적 감성의 연주와 만난 아름다운 멜로디
어떤 세대이든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음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 최상의 선물이 될 앨범!
지난 2013년 6월 14일, 제이 디 사우더의 음악적 커리어에서 영예로운 이벤트가 있었다. 그가 뉴욕 시에서 주관하는 ‘작곡자 명예의 전당 (Songwriters Hall of Fame)’에 헌정된 것이었다. 그만큼 그는 미국 음악 팬들에게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확고한 인정을 받은 인물이기에, 그가 소니 마스터웍스 (Sony Masterworks) 레이블과 손을 잡고 4년 만에 발표하는 새 스튜디오 앨범이자 그의 신곡들로 가득한 정규 작을 갖고 돌아온다는 소식은 미국은 물론 세계의 어덜트 팝/포크 록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앨범의 첫 싱글 ‘Something In the Dark’는 이번 앨범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곡으로, 재지함과 함께 블루스의 기운도 살짝 머금은 절제된 연주 위에서 그의 목소리로 외로움과 슬픔에 갖힌 사람의 심경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가사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하몬드 오르간의 짧은 터치와 재지하고 절제된 기타/드럼 터치가 일품이며 중반부의 혼 섹션이 예상 밖의 잔잔한 흥을 유발하는 ‘Let’s Take A Walk’, 앨범 전체에서 분위기상 가장 재지한 리듬과 그루브를 전하는 트랙인 ‘Show Me What You Mean’과 우울한 격정을 머금은 트럼펫 연주가 전편을 수놓으며 후렴에서 피아노 역시 멜랑콜리함과 격정을 동시에 펼쳐내는 곡인 ‘Downtown (Before The War)’ 등 재지함이 묻어나는 곡들에서의 제이 디의 목소리는 과거의 앨범들에서 들려준 목소리에 비해 관록이 주는 중우함이 확실히 더해졌음을 느끼게 한다. 잔잔한 스탠다드 재즈 발라드 포맷의 곡인 ‘Horses in Blue’ 역시 그 분위기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살짝 대중성을 가미한다.
그래도 과거의 제이 디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서정적인 발라드들에 더 귀가 솔깃할 것 같다. 앨범의 서막을 장식하는 첫 트랙인 ‘Come What May’는 그 대표적 예가 될 것이다. 도입부에서는 스트링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그래도 본 멜로디가 나오는 부분부터는 아름다운 팝 발라드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리고 스트링과 브러쉬 드럼의 잔잔함 속에서도 기본적으로 그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의 포크적 분위기가 곡을 지배하는 발라드들인 ‘This House’와 ‘Dance Real Slow’, 그의 보컬의 섬세함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맑고 순수한 팝 포크 발라드이자 개인적으로는 국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을만한 곡이라 생각하는 ‘Need Somebody’를 통해서 우리는 1970년대부터 그에게서 대중이 사랑했던 가장 서정적인 면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이번 9집 앨범은 플레이어에 걸고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과 이별, 그리움, 고독의 감정들을 가사와 함께 음미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감흥을 전해준다. 수록 곡 모두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이 관록의 싱어송라이터의 재능을 증명하는 곡이란 뜻이다. 현재의 유행과는 분명 큰 거리를 둔 고전적인 사운드를 담은 음반이지만, 이번 새 앨범은 어떤 세대든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 최상의 선물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아티스트의 재능은 소모되는 게 아니라, 연마할수록 더 세련된 광택을 내는 것임을 재확인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음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