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오스트리아 뮤직 어워드 3관왕
2014 유로 비전 송 콘테스트 참가곡 ‘Rise Like A Phoenix’ 유튜브 조회수 2000만 기록!
일상생활을 할 땐 그냥 '그'로 불린다. 하지만 노래하는 순간 '그녀'로 불러달라 한다. 무대에 설 때면 화려한 스팽글 의상을 입고 하이힐을 신는다. 그런데 수염이 있다. 분장을 가한 아주 과장된 수염이다. 그리고 우렁차게 노래한다. 가진 소리를 자연스럽게 터뜨리는 것이지, 여성적으로 노래하지 않는다. 그래서 후련하기도 하고, 동시에 생각지 못한 감동까지 안겨준다. 본명은 토마스 노이비르트 (Tom Neuwirth), 활동 명은 콘치타 (Conchita Wurst)로, 이 두 번째 이름을 살피는 것이 그를 이해하는 첫 번째 단계다.
‘그’는 2006년부터 자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마니아 (Starmania)]를 어슬렁거렸다. 당시에는 본명으로 출전해 2위로 마감했다. 그리고 2011년부터 콘치타 부르스트라는 페르소나를 구상하기 시작해 2012년 수염과 함께 화려한 복장을 하고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예선에 나갔다. 각국에서 진행된 예선전이 끝난 뒤 2014년 공식 무대에 섰고, ‘그녀’는 ‘Rise Like A Phoenix’를 불러 대회의 승리자가 되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1956년 시작해 수없이 많은 유럽 출신의 가수를 배출한 유럽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다.
막 발표한 데뷔 앨범을 살펴 보면 어딘가 아담 램버트를 상기하는 구석이 있다. 그만큼 시원시원한 가창력을 가지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갈리는 대목은 편곡이다. 앨범의 대표 곡이자 2014년 10월 발표한 싱글 ‘Heroes’를 포함한 대부분의 노래들이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동반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팝 성향의 멜로디를 추구하지만, 후련한 목소리, 그리고 많은 인원이 동원된 편곡을 통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성 역할이 전도된 디바를 그가 상상하고 성공적으로 구현한 방식이다. 보다 일찍 발표해 호응을 얻은 히트곡 ‘Rise Like A Phoenix’ 또한 마찬가지고, 유럽 전역에서 노래가 선전한 뒤 앨범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굳히게 되었다.
커밍아웃한 뮤지션은 이미 많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계 대부분이 그렇고, 이제 게이 뮤지션의 출현은 더는 뉴스가 되지 않다. 존중과 인정을 넘어서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이 성숙하고 쿨한 분위기 안에서, 콘치타는 누구보다도 강렬한 인상으로 데뷔했다. 예술을 통해 안식을 얻었을지언정 그녀는 여전히 돌파해야 할 사회의 벽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중자아로 사는 것이 가끔은 고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리고 그녀는 감수하기로 했다. 그녀는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필요한 자극을 줄 수는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숨기고 살면서 고단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소수자에게 콘치타의 존재 자체가 희망이 될 수도 있고, 무지했거나 편견에 가득 차 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심어줄 수도, 그간 믿었던 관념에 대해 의심할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그래서 콘치타는 노래한다. 우리 모두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노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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