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이 말하는 3월호 이야기 - 연우와 노래 바꿔 부르기
성시경을 빼고 또 한명 나와 작업을 많이 했던 가수 김연우. 시경이와의 작업은 아련하고 추억을 그리며 좀 더 우아함을 추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연우와의 작업은 구체적이고 현재의 것이고 생활적이라 더 슬픈면이 있다. "청소하던 날", "이별택시", "금단현상".. 이 곡들에서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연우 목소리의 맑음과 슬픈 비음, 쭉 뻗는 고음은 작곡자에게 무한한 자유를 준다. 뭐든 해본다. 택시, 자취방, 궁상, 청승, 후회, 환상, 착각.. 김연우의 목소리로 난 자그마한 가사 실험들을 많이 했고, 그 결과들에 최소한 나는 만족했다.
내가 사랑하는 목소리와 감성의 김연우와 바꿔 부르고 싶은 노래. 10집의 "No Schedule"은 당시 부르면서도 연우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곡이다. 특히 후렴 부분은 연우처럼 시원하게 질러줬으면 하고 노래 부르면서도 생각했던 곡. 내 곡은 아니었지만 꼭 연우의 목소리로 듣고 싶었던 곡. "이별택시"는 내 가사 역사에 참 의미있는 곡이다. "No Schedule"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실제로 가장 힘들었던 시절 2000 - 2005년 사이에 썼던 노래이고 그 힘듬과 찌듦이 가사 하나하나에 베어 있다. 그 감정.. 그 뒤틀렸던 감정들이 잘 안쓰던 단어들, 분위기들을 만들어 놓았고 언젠간 내가 내 목소리로 꼭 표현하고 싶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