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의 2월호 이야기 '시경이와 노래 바꿔 부르기'
"내일 할 일" - 시경이가 군입대를 한 여름 어느 날 곡 작업하면서 시경이 목소리를 떠올리며 썼던 곡. 하지만 제대 날은 많이 남았었고, 그 해 겨울 나의 11집 녹음 때.. 곡이 모자라 땡겨 썼던 노래. 특히 A파트를 부를 땐 유난히 시경군 생각이 많이 났던... 창법이나 멜로디 여러 가지에서 그를 생각했던 게 보인다. 그래서 그럴까 내가 부른 "내일 할 일"은 그리 잘 되지 않았고, 4년이 좀 지난 지금 불러 본 결과... 시경이가 불러야 했던 노래임이 여실히 느껴졌다. "거리에서" 이후 7년만의 작업. 더 영민해지고 노련해지고 이젠 나를 압도하기 까지 하는 시경이를 보며 참 고마웠다. 잘 성장해 주고 같이 작업한 선배를 빛나게 해주어서...
"거리에서" - '조금 어렵지 않나?' 하는 나의 노래를 '이게 뭘 어때서?' 하며 불러서 나를 흐뭇하게 해주던 가수. 퇴짜 맞은, 좀 어려워 못 내놓았던 내 노래를 자기가 직접 폴더를 열어 꺼내 가져 갔던 선구안, 심미안, 노래의 히트는 역시 가수 덕이다 라고 작곡가가 뼈저리게 느낀 대표적인 예... 성시경과 "거리에서", "거리에서" 윤종신 버전. 좀 텁텁 하고 담백한 내 느낌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시경이 것이 훨씬 더 좋다. 시경이 노래다. 결혼 전 이 곡의 탄생과정을 다 지켜본 아내와의 2006년 가을 추억이 스며있는 노래... 시경이와의 마지막 노래. 내게 "거리에서"는 이런 노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