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nge Augh - 2nd Album [Drooled & Slobbered] 떠날 때 버리지 못하는 것들
정든 사람, 정든 장소를 떠날 때 마음 한 켠에 무언가를 품고 나서기 마련이다. 아쉬움과 미련,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안개처럼 옅게 배어오는 그리움. 드린지 오는 이런 감정들을 담은 곡들로 두 번째 정규음반 [Drooled And Slobbered]를 채웠다.
2009년 첫 EP 이후 여러 변화가 있었다. 공연이 점점 늘어갔고, 서울에서 제주, 일본까지 공연 장소도 넓혀갔다. 필요할 때는 친분 있는 뮤지션들과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관객들을 향해 노래를 하고, 공연에서의 코멘트도 부쩍 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곡을 많이 썼다. "바쁜 일정 때문인지 예전에 학교 다니면서 음악 찾아 듣던 시절, 죽어라 기타 연습을 하던 때, 심지어 헤어진 사람까지 문득 그리워졌습니다. 지난 앨범 발매 이후 헤어짐도 몇 번 경험했고요." 그래서 대부분의 곡들은 자연스럽게 이별과 관련된 멜로디와 가사가 더해졌다.
첫 정규음반 [Between The Tygh] 이후 1년 11개월 만에 2집 [Drooled And Slobbered]가 발매된다. [Individually Wrapped] EP와 [Between The Tygh] 때와 같이 일렉트릭 뮤즈 스튜디오에서 레코딩을 진행했다. 지난 음반에 피아노 연주를 해주었던 레이블 동료 김목인이 이번에도 멋스러운 피아노로 참여했다. 김민규 프로듀서와의 세 번째 음반 작업이기도 하다.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 때문인지 이번 앨범의 기타와 목소리는 전작들에 비해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들린다. 특히 드린지 오의 보컬 스타일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감정이 담긴 보컬 뿐만 아니라, 곡의 분위기에 따라 악기 간의 밸런스를 맞추었다. 이전 두 장의 음반이 어쿠스틱 기타와 장르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Drooled And Slobbered]는 분위기와 곡에 중심을 두었다. "음반 타이틀 [Drooled And Slobbered] 역시 별 뜻은 없어요. 집중하거나 본능적인 것을 갈망할 때 침을 흘리잖아요. 일부러 비슷한 뜻을 나란히 배치했어요. 곡들이 전부 미련, 아쉬움 이런 것들과 관련이 있다 보니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이것 밖에 없더라고요."
[Drooled And Slobbered]의 트랙리스트는 첫 앨범 [Between The Tygh]와 비슷한 방식이다. 짧은 연주곡 "Picknick"으로 시작해서 연주곡 "Feeshn't"로 끝난다. 제주의 남기다 밴드에서 비올라를 연주하는 조경래는 "Sea", "Addicted", "July"에 선율을 더해주었고, 2 Story의 강예진은 "Sea"에서 짧은 코러스를 넣어주는가 싶더니 "Raffle"에서는 듀오가 되어 노래를 부른다. 김목인은 "Twinkled", “Finite”, "Hearer"에서 멋진 피아노 선율을 연주한다. 오직 "Pervert"와 "Fire"에서만 드린지 오가 혼자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비올라, 피아노, 코러스, 어쿠스틱 기타가 앙상블을 만드는 "Finite"는 앨범에서 가장 애틋한 멜로디와 풍성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Picknick, Pervert를 제외하고 모두 새롭게 만든 곡입니다. 작업 직전에 Sea를 만들었고요.. 가끔 꿈에 나오는 장소나 사람, 그리고 재현되는 상황들이 꼭 좋은 추억들만은 아니에요. 나쁜 기억들도 있고, 후회도 있고, 걱정도 있죠. 어떤 곡은 비아냥거림도 들어있고, 어떤 곡은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기도 해요. 곡을 만든다는 게 이래서 좋습니다. 나 혼자 이런 감정들을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