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마음을 유랑하는 음악단, 모노반
인디 포크락 밴드 ‘모노반’ 의 첫 정규앨범이 나왔다. 2013년에 싱글 ‘Day of Departure’를 시작으로 2014년 ep‘유령선’을 발매한 후 1년만인 2015년, 1집 ‘청산’을 선보인다. ’청산靑山’은 모노반의 수록곡 중 고려시대 구전 가요를 왈츠로 재해석한 곡 ’청산별곡 靑山別曲’에서 따왔다. 고려 정권의 탄압에 고통받던 민중들에 의해 불려 내려온 이 ‘문학’을 모노반은 가사 하나 바꾸지 않고 부르지만. 지금의 우리들 마음을 어딘가 모르게 대변한다.
전작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더욱 풍성해진 사운드와 텍스쳐로 ‘실체화’ 시키다.
EP에서는 이들이 가진 색다른 악기의 조합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얼핏 보여 주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그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현실화시킨 앨범이다. 더욱 치밀한 구성과 풍성해진 사운드로 나타난 1집의 곡들을 살펴보면, 꿈꾸는 듯 몽환적인 왈츠곡 ‘청산별곡’을 첫 트랙으로 시작하여 ‘가만히 있지 않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인 ‘행진가’, 독특한 구성과 가사가 인상적인 ‘Dandelion’, 그리고 휘몰아치는 타이트함이 인상적인 ’The Ocean’에서 이들의 첫 번째 정점을 찍는다. 또한 ‘뚜뚜뚜’와 같이 흥얼거리기 쉬운 포크락과 풍금사운드가 돋보이는 드라마적인 곡 ‘침대와 오렌지’,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8분의 5박자의 생일 축하곡 ‘Birthday song’, 새로 태어나는 생명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포크송 ‘Day of Departure’ 등은 모노반이 이번 1집 안에 얼마나 다양하게 그들의 매력과 재능을 녹여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트랙인 ‘Take off’는 곡의 스타일이나 사운드가 가사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끝나면서 모노반의 이름을 머릿속에 새기게 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선우정아, 바버렛츠, 강산에 등 최근 뜨거운 호평을 끌어낸 음반들을 프로듀싱한 브래드(Brad A. Wheeler)가 레코딩과 믹싱을 맡아, 모노반 만이 낼 수 있는 그들의 사운드를 이끌어내었다.
가볍고 텅 빈 상자들이 만들어 내는 힘찬 화합과 울림
모노반의 색깔을 뚜렷하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밴드의 악기구성이다. 통기타, 카혼, 첼로의 공통점은 속이 비어있는 ‘상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수많은 악기에 비해 비교적 가볍다는 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노반은 자신들이 지닌 악기의 장점들을 한껏 살렸다. 이들은 친구 집(심지어 일반 가정집)부터 시작하여 옥상, 길거리,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박물관, 바닷가, 그리고 산꼭대기까지 다양한 곳들을 다니면서 공연을 했고 사람들은 기꺼이 이 밴드의 초대에 모여들었다. 홍대 인디신의 포크밴드들이 만들어내는 나긋나긋한(또는 여유로운 기타선율의) 음악과는 확실히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모노반은 1집의 완성도 만큼이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밴드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