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eho(이: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깊이 있는 허스키 보이스 2013년 3월 19일, 따뜻한 감성의 그녀가 만든 첫 번째 EP 'I'm Still Walking To You' 발매
흥얼거려지는 대로 만들어진 노래들, 특별히 세련되거나 독특한 구성도 없는 편곡. 음역대가 그다지 넓지 않은 독특한 목소리
그녀가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작품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떠오르는' 멜로디에 붙인 것이니 그만큼 자연스럽게 흘러갈 뿐. 그러나 그 자연스러움이 개성 있는 목소리를 만나면서 일상적인 중독성을 가진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듣게 된 노래를 몇 시간 후에 함께 걷던 친구가 부르던 기억이나, 하루의 시작점에 라디오에서 들은 한 곡의 노래가 하루 종일 입 안에 맴돌던 기억이 있다면 더욱 공감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eeeho의 노래들을 듣는 데에는 어려울 것이 없다.
이 앨범은 단출한 악기 구성이 특징이다. '세이렌(Siren)'과 'I'm Still Walking To You'를 제외한 곡들은 악기 하나, 메인 보컬, 코러스가 전부다. 그만큼 보컬이 악기의 한 부분을 담당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녀의 목소리를 한 마디로 딱 잘라 설명하기는 어렵다. 분명 고운 목소리도, 귀엽거나 상큼한 목소리도 아니다. 하지만 허스키하면서 어딘가 따뜻하고, 쓸쓸한 듯 하지만 힘차고, 담담한 듯 하다가 감정이 북받친다. 아마도 전반적으로 슬픈 듯한 노래들임에도 위로 받고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분명 그녀의 목소리가 주는 독특한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어쿠스틱 감성에 잘 어울리는 낭만적인 노랫말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가사들이 넘쳐나는 요즘, eeeho는 6,70년대의 노랫말들처럼 따뜻하고 묘사적인 화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덕분에 청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이 오감으로 쉽게 전이된다. 다섯 개의 수록 곡 가사들을 가만히 듣다 보면 노랫말들에서 풍기는 색감이나 질감, 혹은 빛과 소리의 가감을 통해 상상의 공간이 펼쳐질 것이다.
오랜 시간 음악을 '듣기'만 하는 입장이던 그녀는 뮤지션 이전에 악세서리 디자이너였고, 지금은 사라진 홍대 인근의 작은 bar '부엉이버스'의 오너였다. 음악과 관련된 과정은 아무 것도 배운 적이 없지만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마음을 실행에 옮겼다.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노래를 하고 싶어서 기타를 배운 게 이제 3년, eeeho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한지는 6개월이 채 안 된다. 그런 그녀가 앨범을 냈다.
'텀블벅(tumblbug.net)'이라는 소셜 펀딩 사이트가 있다. 다양한 독립 창작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이 곳을 통해 EP Album 제작 프로젝트(https://tumblbug.com/ko/eeeho)를 만들고 후원자를 모아 앨범 제작기금을 마련했고, 낮에는 카페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연습과 녹음을 하며 앨범을 만들어냈다.
eeeho의 첫 행보에는 아직까지 정해진 틀이 없다. 틀이 없는 만큼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목소리가 가진 힘만큼 큰 재산은 없으리라. 화려한 기교나 자극적인 요소가 없더라도, 얼핏 들으면 잊혀질 수 있더라도, 어느 순간 그녀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풍부한 감정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현재 eeeho의 공연에서 함께 연주를 하는 '우주히피'의 '한국인'이 기타를 치고, '골든팝스'의 '조호균'이 Sequencing과 Mixing & Mastering을 담당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