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멜로디의 작곡가 '이그나이트'와 원숙한 보컬리스트가 들려주는 사랑에 관한 성찰. 이그나이트 2집 [Only Tou]
조규찬, 루싸이트 토끼 등 작가주의적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이그나이트’…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름이다. 게다가 이 이름으로 소개되는 음반은 비주얼을 동반한 싱어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아닌 객원보컬을 통한 정규앨범이다. 하지만 유희열의 프로듀스로 만들어진 ‘토이’ 의 앨범이 그러하듯, 이 앨범 역시 각 곡마다 제 각기 다른 목소리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곡들로 가득차 있다. 이전 싱글트랙으로 발표된 4곡의 추가곡과 함께 총 14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에서 각각의 보컬리스트들은 소소한 일상과 그 속에서의 사랑을 서정적인 노랫말로 그려내고 있다.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경쾌한 멜로디에 의존하며 읇조리듯 이 앨범의 테마인 ‘사랑과 이별’이라는 어쩌면 구태의연한 소재를 스타일리쉬하게 들려준다. 여기에 홍대씬의 신예 ‘루싸이트 토끼’와 힙합뮤지션 ‘낯선’이 그려내는 풋풋하고 담담한 가사, 그리고 타이틀곡 ‘Only you’의 작사가로 참여한 뮤지션 ‘조규찬’의 노랫말은 호소력 짙은 보컬의 선율에 실려져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게 한다. 화려하고 야단스러운 홍보활동을 벌여 온 것도 아닌데 전작 1집이 ‘네이버 이주의 국내앨범’에 선정되는 등, 소위 들을만한 음악을 찾는 굿다운로더들의 꾸준한 입소문과 관심을 받으면서 이그나이트의 음악은 이제 두번째 앨범으로 또 다시 대중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특별한, 그런 이야기들이 내 음악의 주요소재이다. 절제되고 간결한 표현을 통해서 감성의 깊이를 이끌어내는 것이 항상 내가 추구하는, 이그나이트의 음악이다. ”
트랜디한 댄스음악에서 펑키하고 R&B한 음악으로
이그나이트의 디스코그라피를 찬찬히 뒤적거리다보면 그의 작업이력에 대해 조금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 이그나이트 음악은 지금의 스타일과는 다른, 강렬하고 명확한 색깔을 지닌 트랜디한 음악을 추구하고 있었다. 당시 획기적인 편곡으로 호평받았던 클릭비의 ‘카우보이’ 로부터 시작해 ‘길건’의 1st 싱글 앨범 My name is KG(2004)과 정규1집 G-style(2005), 2집 베이비G(2006) 앨범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리고 이효리의 2집 앨범 Dark Angel(2006)에 참여하면서 (이효리 본인이 직접 작사를 할 정도로 이그나이트 곡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는 후문이다) 이그나이트의 음악은 트랜디한 음악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세련됨만을 추구했던 전자음악의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벗어나 사운드의 고급스러움과 생명력있는 멜로디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이그나이트의 음악은 대중적 호감을 이끌어 낼 지금의 팝스런 음악으로 변모하였다. 정규앨범 2집을 발매하기까지 2년여에 걸친 곡작업과 스스로 홈레코딩에 의한 녹음과 믹스에 이르는 세밀함에서 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고스란히 담기위한 그 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