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앨범작업의 공백을 깨고 4년 만에 등장하는 아나킨 프로젝트의 2집은 장엄한 만수동 샤먼 느와르다. 막노동아저씨, 먹자골목 폭력단, 유흥업소종사자, 걸인, 할렘에서 자라난 20대 남녀, 주류 종교와 미디어에게 천대받는 무속인, 각설이, 백치. 경제적, 심적으로 가난하고 배움으로부터 격리됐으며 폭력 친화적으로 살아온 할렘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느와르는 흑을 강조시켜 백을 극치감으로 만든다. 우리는 흑일까? 아니면 백일까?
'어디갔다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성숙하고 세련된 음악으로 우리곁에...... 무슨 개소리!
아나킨 프로젝트를 아는 사람들은 저런게 왜 개소리인지 잘 안다.
백지같은 두뇌로
거기서 나온 첨단의 상상력으로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결단의 유머로
우리의 뒤통수에 변칙 커브를 날리고야 마는
못배우고 가난한 슬픈 짐승들을 맞이하자.' ***[카페 대문 (음악취향 Y) |작성자 전자인형]
이 음반을 굳이 장르로 규정하자면 프릭포크(Freak Folk) 쯤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게도 [못 배우고 가난하다]고 주장하는 음반치곤 음악적으로 많은 시도를 하고있다.
포크 기타에 중점을 둔 반복적인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나 사이사이에 사이키델릭 록, 드론 메
탈, 불교음악, 아방가르드, 드림팝, 익스페리먼틀 록 사운드의 영향이 짙게 뭍어난다.
키치적이고 컬트적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던지면 의외로 음악적으로도 좋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실린 2곡의 라이브는 독일 크라우트 록의 가장 좋았던 시절, 전성기
파우스트Faust가 연주한 라이브처럼 들리기도 한다. 인트로 격인 의
바로 다음 트랙인 '아메리카로 떠난 딸'이 의외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 음반의 역설이며 가능성이다. 가능성이 좋은 쪽으로 흘러갈 지
나쁜 쪽으로 흘러갈 지는 알 수 없다. 나는 여전히 이 음반을 들으면 기분이 더럽다.
또한 한편으론 아름답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 음반은 아름답고 좆같다. ***[음악가 단편선]
*아나킨 프로젝트 2집 못배우고 가난하다 내방그라운드뮤지션레이블
허술함의 미학을 탐구하는 소년소녀중년 합창단 아나킨 프로젝트는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구사한다. 음악 자체는 진지한데 듣는 것보다 영상이 어우러지면 그 허술함으로 인해 웃음을 유발시킨다. 2007년 1집 "우주정복과 베이다와 별과 시"에서 욕심과 자연과 바보 같은 자신과 강남아줌마를 얘기를 늘어놓더니 6년 만에 2집 ‘못 배우고 가난하다’를 발표했다. 언뜻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먹자골목과 뉴욕, 성수대교를 넘나들고 생뚱맞게 불교까지 발라드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아코디언 소리가 슬프고 비장한 인트로로 시작하는 ‘먹자골목 취객’은 황당하게도 가사가 ‘아~’ 하나다. 그런데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들의 노래는 노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눌하고 허술하지만 묘하게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