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아름다운 선율
음악과 판화가 한 음반에서 만났다. 이철수의 판화에 붙인 국악명상음반 ‘고요한 기쁨’은 지난해 발매 된 ‘산책-별의 바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고요한 기쁨’은 이철수 판화산문집, [소리하나]를 중심으로 명상과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고요한 한 사람](김현성 곡) 등 10곡의 연주곡과 정호승 시인의 시에 붙인 노래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가 담겨 있다.
온갖 소음에서 벗어 날 수 없는 현대인에게 ‘고요함’ 또는 ‘침묵’이 가져다 주는 여유와 쉼이 그리운 요즘, 음악과 함께 감상하는 이철수의 판화와 짧은 잠언은 생각하는 여유를 선사한다. 음반 전곡에 걸쳐 들려주는 우리의 소금, 대금, 해금의 소리는 이 계절 더욱 평온한 마음이게 한다. 소금연주자 한충은은 ‘고요한 기쁨’을 통해 더욱 담백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해금을 연주한 김주리는 이미 퓨전국악그룹 그림을 통해 많은 연주활동을 해왔다. 바이올린이 대세를 이루는 현대음악에서의 해금은 대중의 새로운 감성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사랑 받는 악기로 발 돋음 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와 더불어 문화상품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철수 판화는 음악과 함께하는 색다른 즐거움의 시간을 준다.
♤ 음반을 내며
이철수의 판화에 부쳐 두 번째 음반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내 마음은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습관을 지니게 되어 다행입니다. 살아가는 호흡처럼 몸에 잘 맞는 음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누구의 입에 들어가도 기쁘게 할 한술 `밥`이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이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이 늘 소란스럽게 흔들려도 묵묵히 흙을 어루만지는 농부들, 거기 스민 수많은 땀방울이 `밥`입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일수록 `침묵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바람소리 같은 대름소리와 여린 풀벌레의 떨림을 닮은 해금의 선율이 침묵의 시간으로 이끕니다. 침묵의 시간에도 많은 언어와 음악이 있습니다. 스스로 마음이 열릴 때 그 소리는 들릴 것입니다.
이철수의 판화를 통해 의미 있는 `작아짐`을 깨닫습니다. 하나의 원으로 이어지는 삶의 질서와 행복과 불행, 슬픔과 기쁨이 한 마음 안에 있음을 느낍니다.
부디 이 그림과 음악을 통해 여러분 스스로의 `작아짐`이 기쁜 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업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기도와 감사를 보냅니다. - 여주에서, 가을 달 밝은 밤 김현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