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a-E(시나에) 첫 번째 EP 앨범 [Adieu, Bleu]
요즘 유행하는 한국 대중가요의 흐름과 성향은, 아이돌 중심의 음악과 컴퓨터 미디 작업으로 만들어낸 사운드가 거의 대부분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음악을 차분히 감상하는 즐거움보다는 쇼맨쉽과 퍼포먼스에 대중들도 익숙해져, 좀 더 여유롭게, 음악 자체를 온전히 즐기면서 씨디 한 장을 감상하는 정서도 많이 없어진 듯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형기획사들의 앨범들과는 다른, 보사노바의 따뜻하고 감미로운 음악과 맑고 투명한 목소리로 무장하여 과감하게 출시된 앨범이 있다. 바로 여성 솔로 가수 '시나에'의 첫 번째 Ep 앨범 [Adieu,Bleu]이다. 이 앨범은 컴퓨터 미디 사운드를 배제하고, 국내 최정상 세션들이 직접 참여해 모든 사운드를 리얼로 직접 녹음했으며, 또 그녀의 고집대로 튠작업을 전혀 하지 않은 총천연색의 그녀만의 보이스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그녀의 보이스는, 마치 귓가에 대고 속삭여주는 듯해 상당한 유혹의 성질을 지닌다.
시나에는 이미 많은 음악인들과 작업을 하였다. 2005년 허밍어반스테레오의 1집, "Scully Doesn't Know"로 시작해 "지랄", "스토커" 등 그 외 다수의 곡을 녹음하며 현재까지 허밍어반스테레오의 객원보컬로 참여하고 있고, 일본 아티스트 Jazz Tronik의 "Voyage", 그리고 B1a4의 "뭐할래요" 등에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어느 장르에서건 그녀는 그녀의 목소리와 어울리게 만드는 재주를 지녔다. 최근 10월에 발표한 한대수의 새 싱글 "오! 고독해"에도 참여해서 그녀만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거장 한대수는 이런 시나에를 '객원 보컬의 여왕'이라 칭하기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시나에는 좋은 느낌, 새우깡, 데일리 레몬워터 등 수많은 Cm송을 부르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시나에의 Ep 앨범 [Adieu,Bleu]는 색소폰 연주자 Jami Soul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미 그의 앨범에 많은 곡들을 피처링한 시나에와 Jami Soul은 특히 이번 앨범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데, [Adieu,Bleu]의 모든 수록곡들을 Jami Soul이 작곡, 편곡을 하였고, 모든 노랫말은 시나에가 작사하였다.
앨범을 살펴보면, 시나에의 짧고 임팩트 있는 내레이션으로 첫 번째 인트로 트랙이 시작된다. 두 번째 트랙이자 첫 번째 Song인 "My Little"은 경쾌한 셔플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15년간 함께하다 죽은, 시나에의 강아지에 대한 영문가사로, 첫 곡에서부터 시나에만의 Sweeet함을 감상할 수 있다. "나는 눈물"은 보사노바 곡이다. 밝은 분위기의 멜로디 라인에 비해 쓸쓸하고 슬픔이 담겨 있는 가사는 왠지 모르게 아련한 여운을 준다. "Christmas Wish"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사랑을 노래한 곡이다. 특히 이 곡은 Daybreak의 보컬 이원석의 피처링이 돋보이는 트랙으로, 시나에의 신비로운 목소리와 이원석만의 로맨틱 보이스가 근사하게 어우러져 대중에게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층 더 감미롭고 낭만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다. "El"은 떠나간 친구에 관한 이야기로, 다른 화성악기 없이,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와 플롯 연주 위에 프랑스어로 부른 시나에의 역량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무척 인상 깊은 곡이다. 마지막 트랙 "나는 눈물" 리믹스는 그녀와 오랜 기간 음악적 동반자로 교류해온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이지린이 곡을 듣자마자 자청해 만든 버전으로, 어쿠스틱 사운드의 오리지널 버전과는 전혀 다른 허밍어반스테레오만의 개성이 묻어나 색다른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보너스 트랙이다.
그동안 시나에의 수많은 경력과 실력에 비한다면 그녀의 솔로앨범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이번 Ep 앨범은 매우 단단하고 알차다. 낭만과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음악들이 담긴 [Adieu, Bleu] 앨범으로 이 겨울, 그녀만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빠져보는 건 어떨지….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행보가 대단히 기대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