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느낌은 금새 ';좋다'; 로 바뀔 것이다.
- 민홍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박물관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소리박물관은 작지만, 좋은 큐레이터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좋은 큐레이터들은 갤러리에 무엇을 어떻게 올려야 훌륭한 지에 관해 끝없이 고민한다.
감춰둔 수장고를 운운하기엔 아직 이르겠지만 이들의 보고가 하루아침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정도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 조영훈 (영신호)
음반을 듣고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상은 깔끔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타사운드가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기타는 클린톤 내지는 살짝 필터─아마 경미한 정도의 페이저─걸린 소리를 주로 내고있다. 기타솔로를 연주할 때도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지 않은 듯 들린다.
톤(tone)이나 사운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한국의 록밴드 대다수가 취하는 경향을 고려해볼 때 소리박물관의 사운드는 상대적으로 스타일리쉬하지 않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그것을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사실 소리박물관은 드라이브나 퍼즈, 디스토션, 혹은 여러 종류의 공간계로 소리를 증폭하거나 변형하는 것보다는 완급을 조절하고 연주를 다채롭게 변주해 곡에 전개성 내지는 서사(narrative)를 만들어내는데 더욱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작법은 필연적으로 오래된 아트록을 떠올리게한다. (물론 소리박물관은 아트록들의 전성기 이후에 등장한 보다 리드미컬한 음악들로부터도 많은 것을 취했고, 그래서 그들의 음악은 마냥 클래식하게만 들리진 않는다.)
그것을 좋다 또는 나쁘다로 확정짓기는 아직 어렵다.
말했듯 이 음반은 세 곡만을 담고 있고 그 중에서도 한 곡은 심플하게 녹음된 데모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살이 붙어야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음반만으로도, 그들이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대개의 인디록 밴드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어한다는 것만은 이야기할 수 있다. 이를 가능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가능성을 믿어보고 싶다.
무엇보다도, 첫 번째 레코딩에서 이렇게 성실하게 길을 밟아온 태가 나는 밴드는 드물다는 점에서.
- 회기동 단편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