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트럼펫이 만드는 음악의 신세계
Dream Episodes
2014년 2월 삼성동 올림푸스홀과 통의동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한지연(Francesca Han)과 트럼페터 알렉스 시피아진(Alex Sipiagin)의 듀오 라이브 실황 앨범. 국내 최고의 피아노 사운드를 자랑하는 두 공간에서 녹음된 최상의 음향, 그리고 두 음악가의 따뜻한 대화, 여기에 객석의 관심 어린 몰입까지 한데 어우러진 놀라운 순간의 기록.
한지연은 대학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고, 재즈에 대한 열정에 이끌려 2004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뉴욕의 퀸스 컬리지(Queens College)에서 재즈 기악을 전공하는 동시에 세계 재즈의 중심을 무대로 여러 뛰어난 음악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역량을 키웠고, 2009년에는 데뷔 앨범 ‘Francesca Han’을 현지에서 발표해 호평을 얻었다. 2012년 귀국한 그녀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과 대만의 타이충 재즈 페스티벌 등에 초청 받으며 그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다수의 새로운 리더작들을 연거푸 발표하며 즉흥성과 서정성이 공존하는 강렬하면서도 독창적인 스타일로 평단과 애호가들의 마음을 두루 사로잡아 왔다. 이 앨범 ‘Dream Episodes’에서 한지연과 호흡을 맞춘 알렉스 시피아진은 밍거스 오케스트라(Mingus Orchestra)와 밍거스 빅밴드(Mingus Big Band)의 일원이자 데이브 홀랜드 빅밴드(Dave Holland Big Band)의 수석 트럼페터로도 널리 알려진, 오늘날 뉴욕의 재즈 신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활약하고 있는 탁월한 재즈 연주가다. 제임스 무디(James Moody), 마이클 브레커(Michael Brecker), 곤잘로 루발카바(Gonzalo Rubalcaba)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장들과 함께 활동해 오던 그는 대만의 한 재즈 클럽에서 우연히 한지연과 만났고, 자연스레 서로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두 사람은 이후 꾸준히 공동 작업의 기회를 모색하던 중 재즈 전문 공연 기획사인 플러스히치(Plus Hitch)의 초청으로 2014년 비로소 이와 같은 기회를 갖게 됐다.
‘Luiza’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알렉스 시피아진의 추천으로 프로그램에 포함된 작품이다. 조빔의 수많은 걸작들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 아름다운 선율을 시피아진은 소박한 뮤트 트럼펫 사운드를 동원해 더욱 담백하고 진솔하게 노래하고 있다. ‘Stepping Zone’과 ‘Videlles’ 등 시피아진의 오리지널 넘버들은 과거 전혀 다른 편성으로 그의 기존 앨범들에 수록된 바 있는데, 한지연의 독창적인 피아노와 만나며 완벽하게 새로운 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 또한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였던 올림푸스홀 공연 당시 관객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갑작스레 연주된 ‘My Funny Valentine’에서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어 공연할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바딤 네셀로프스키(Vadim Neselovskyi)가 멜로디카를 들고 특별 출연해 콘서트의 재미와 감동을 더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두 사람은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Bill Evans)의 오리지널인 ‘Orbit (Unless It's You)’와 색소포니스트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의 오리지널 ‘Tenor Madness’, 재즈 스탠더드 넘버인 ‘I Can’t Get Started (With You)’ 등을 이 특별한 듀오 라이브를 통해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