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계의 '무서운 아이들' 윤석철 트리오의 첫 번째 EP 앨범 [즐겁게, 음악.]
윤석철 트리오는 피아노 트리오(피아노-베이스-드럼)라는 가장 미니멀한 편성안에서 일렉트로닉, 힙합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재즈에 융화시켜 현대적 어법으로 풀어내어 독창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젊은 밴드이다. 새롭게 발매된 EP 앨범 [즐겁게, 음악.]에서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재즈의 편견을 넘어 누구나 듣기 편하고, 대중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듣는이들에게 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앨범이다.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콜라보 작업 중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윤석철. 이제는 '주목 받는 신예'를 넘어서 '윤석철 식 피아노'라는 독보적 스타일를 가진 뮤지션으로 기억될 때이다.
윤석철 트리오의 첫번째 EP 앨범 '즐겁게, 음악.'
음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 동네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어 처음 합주를 할 때도, 재즈를 배운다고 왕복 3시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렛슨을 받을 때도, 늦은 새벽까지 연주하고 집에 갈 차비가 없어서(아까워서) 홍대 근처 피씨방에서 죽치고 있을 때도 나는 음악 안에 숨 쉬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그것 만큼 행복한 것이 없었다. 내 나이 서른, 연주를 시작한 지 딱 10년째. 이 일이 끝나면 저 일. 저 일이 끝나면 그 일. 그 일이 끝나면 이 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내 생활에 지쳐가고 있을 즈음, 하루는 강의 중에 의도치 않은 고압적인 내 모습에 놀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1. 여대 앞에 사는 남자
여대 앞이 좋아서 라기보다는 근처에 연습실이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이사를 한 거였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처음 일주일은 무척 신나서 괜히 산책하는 일이 많았다. 괜히 노트북을 들고 밖에서 아메리카노를 시켜 시간을 보냈지만 작업 같은게 잘 될리 없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무덤덤해졌다. 아니다. 그래도 신난다.
2. Someday My Fxxxxx Will Come
Mood Schula와의 작업은 정말 재밌다. 연주자로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잘 잡아낸다. 내가 정처없이 자유롭게 연주를 하고 나면 포인트를 잘 잡아서 전혀 새로운 곡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아티스트를 알게 된 건 행운이다. F의 의미는 여러분의 몫.
3. 렛슨 중
내가 '즐겁게, 음악.'을 발표하게 된 결정적 순간을 내 실제 학생과 재연해 보았다.(이 친구가 그 때 상황의 당사자는 아니다.)
4. 즐겁게, 음악.
내가 지금까지 음악을 내 일이라고 여기며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즐거움이다. 즐거움이 내게, 사람들에게 주는 힘은 말할 수도 없이 경이롭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일상의 피로에 지쳐 무기력한 사람들. 슬픔과 좌절에 빠진 사람들. 화가 많이 나 있는 사람들. ..숙제를 해오지 않는 학생들. 그리고 나. 그냥 지금 당장 음악을 듣자. 생각은 잠시 하지 말고.
5. Renoir
많은 화가들이 있지만 나는 사실 자세히는 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재즈 뮤지션을 잘 모르는 것 처럼...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확실히 있는데 작가 이름을 보면 거의 대부분 모네, 그리고 루느아르다. 특히 이번에 루느아르의 '피아노치는 여성들' 은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6. Gentle Wind
세월호의 희생자와 유가족분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슬퍼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