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케이(Jerry.k)는 한국 힙합씬에서 늘 독특한 위치를 차지해온 플레이어다. 정치, 사회적 이슈에 가장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동시에, “연애담”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로맨틱한 가사로 사랑을 받아왔다. 2000년대 중후반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의 중추 역할을 했던 레이블 소울컴퍼니의 창립멤버인 동시에, 해체 이후에는 독자 노선을 이어가다 데뷔앨범 발표 이전인 신예 리코(Rico)와 슬릭(Sleeq)을 영입, 독립 레이블 데이즈 얼라이브 뮤직(daze alive music)을 이끌고 있다. 2년간 정규, EP, 믹스테입을 포함 5장의 앨범을 쏟아내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던 그가, 정규 3집 앨범을 발표한다.
당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단 하나의 래퍼, 제리케이의 정규 3집 “현실, 적”
사회적 이슈에 중점을 두었던 1집 “마왕”,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2집 “TRUE SELF”의 연장선상에서, 제리케이의 3집 “현실, 적”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회적 주체로서 개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담고 있다. 미국 힙합의 정서를 설명하는 주요한 테마인 ‘거리의 삶’이 뿌리깊은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구조적 불평등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제리케이는, 이번 앨범에서 총이나 마약, 돈과 여자보다, 불안정한 고용과 무한 경쟁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사회적 현실 속에 2, 30대 또래들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솔직히 풀어냄으로써, 힙합 고유의 ‘Street 함’을 해석하고자 한다. 언론환경, 파업, 스펙 경쟁, 가족의 기대와 잊혀진 꿈까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우리 세대의 ‘현실’과, 그 앞에 두껍게 쌓인 ‘적’들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이 앨범은, 제리케이의 포지션을 더욱 공고히 하는 앨범이 될 것이다.
피쳐링이 많지 않았던 제리케이의 기존 정규앨범들과는 달리, 이번 앨범에는 데이즈 얼라이브 뮤직의 리코, 슬릭을 비롯, 버벌진트(Verbal Jint), 라디(Ra.D), 팔로알토(Paloalto), 비프리(B-Free) 등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피쳐링으로 참여하였으며, 플로리다 출신으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이끄는 TDE의 신성 아이사야 라샤드(Isaiah Rashad)의 앨범 “Cilvia Demo”에 참여했던 프로듀서 대니 디(Danny Dee)가 “현실, 적”의 트랙 다수를 프로듀스 한 점이 이색적이다. 기존에 무료로 공개했던 ‘뛰어 넘든지 기어봐’, ‘사랑한다는 말 Remix’, ‘10’ 등은 보너스 트랙으로 CD에만 수록되며, 온/오프라인 아트웍은 모두 진왕의 작품이다.
타이틀곡인 ‘먼지 쌓인 기타’에는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노래 부문 2관왕을 수상하였던 정차식이 참여하였으며, 제이팩토리(JayFactory)가 감독한 뮤직비디오에는 젊은 시절 밴드활동을 하다 현실의 벽에 음악인의 꿈을 포기했던, 하지만 여전히 음악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소위 ‘올드보이’들이 출연하여 눈길을 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