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사운드트랙
빅베이비드라이버의 목소리는 손에 잡히지 않아 인상에 깊게 새겨진 구름과 같다. 그녀는 사랑해마지 않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따분한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당신에게, ‘나도 그래’라고 공감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지금 그 노래들이 모여 당신 그리고 우리들을 위한 사운드트랙이 되었다. 3년 만에 발표한 빅베이비드라이버의 2집 [A Story of a Boring Monkey and a Baby Girl]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음반이다. 실속 없는 겉치레와 위로, 이미 수도 없이 들어 더 이상 힐링되지 않는 명언 등등 다 필요 없이, 맘 편할 때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처럼 노래가 흐른다. 어차피 우리의 삶은 따분한 원숭이와 소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예쁜 인형과 같은 신세이니, 차라리 여름의 한 순간이 되어 우리 모두 즐거운 (어쩌면 오지 않을) 순간을 노래하자고.
2011년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을 발표한 빅베이비드라이버는 이후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7급공무원”, “드라마의 제왕”, “연애조작단, 시라노”, “앙큼한 돌싱녀” 등 여러 드라마 OST에 참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Spring I L:ove You Best”, “You Are Everywhere”, “Here For You”, “A Stranger” 등의 곡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환영을 받았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의 사랑스런 인디팝 밴드 모카와 콜라보 싱글도 발표했다.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공연도 함께 했다. 어쩌다 보니 음반 하나를 채우고도 남을 노래를 1집과 2집 사이 동안 발표했다.
빅베이비드라이버는 2집 [A Story of a Boring Monkey and a Baby Girl]에 포크, 컨트리, 어쿠스틱 블루스, 인디팝을 넘나드는 13곡을 담았다. 무엇보다 신실한 동료들의 연주로 풍성해진 감성을 들려준다. 레이블 동료인 홍갑, 김인후(텔레플라이), 박희진(해마군단), 강예진(2스토리), 윤주미(플라스틱 피플) 등이 연주와 코러스로 참여했다. 그리고 베이시스트 이동준(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 허세정(시크릿 아시안 맨), 오마르(수리수리마하수리), 밴조의 김성윤, 퍼커션의 Zion Ruz, 드럼의 이용준(비둘기우유) 등이 흔쾌히 손을 거들어주었다. 2집 [A Story of a Boring Monkey and a Baby Girl]은 경쾌한 포크록 넘버 “Baby You”로 시작하여 차분히 침잠하는 슬로-코어 성향의 “Before It’s Too Late”로 마무리된다. 흔쾌히 춤을 출 수 있는 “언젠가 그때까지”와 포크의 서정이 싸이키델릭에 이르는 “아무렇지 앟은 듯 뒤돌아서서 그냥 그렇게 떠나버렸네”는 3년 동안의 변화한 지점을 드러낸다. 13곡 40여분의 러닝타임, 그 사이로 사랑하고 흠모하고 그리워하는 우리네 풍경이 스쳐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