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밴드 ZERA의 탄생
대중음악 팬들은 물론, 메탈 마니아들도 놀랄 만한 ‘슈퍼 밴드’가 탄생했다. 바로 제라(ZERA)가 그 주인공이다.
제라(ZERA)의 보컬은 1992년 ‘내가 아는 한 가지’라는 곡으로 대한민국을 ‘들었다가 놓았던’ 이덕진이다. 92년 솔로 데뷔 앨범의 성공으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랐지만, 사실 지난 20년 동안 이덕진은 고난과 시련의 나날을 보내왔다. 솔로 데뷔 앨범의 대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하고 싶은 음악을 제대로 펼칠 수 없게 만든 족쇄가 돼버렸던 것이다.
데뷔 앨범을 포함해 4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솔로 데뷔 이전 80년대말 헤비메탈 밴드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늘 메탈 음악과 밴드 음악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었다.
천재 기타리스트 안회태와 이덕진의 만남
기획사가 요구하는 ‘대중적인 가요’나 부르고, 예능 프로에 나가서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현실에 염증을 느끼며, 방황에 방황을 거듭하던 이덕진은 2006년,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메탈 기타리스트 안회태를 만난다.
이덕진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동시대에 안회태는 메탈밴드 ‘미스테리’의 멤버로 활동하며, 메탈 마니아들 사이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2001년엔 메탈 음악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프로그레시브메탈 밴드 ‘톡식스마일'(TOXIC SMILE)의 데뷔 앨범에 참여해, 우리나라 메탈 마니아들 사이에선 ‘기타의 신(神)’, ‘천재 기타리스트’라고 불리던 안회태였다. 그런 그도 ‘톡식스마일’에서 탈퇴한 이후 국내에서의 밴드 활동을 꿈꾸며 전의를 다졌으나, 마땅히 멤버를 구하기가 쉽지 않던 터에 이덕진을 만났고, 그의 제안과 음악을 듣고 제라(ZERA)로 의기투합하게 되었다.
대중적으로 인기 록가수였던 보컬리스트 이덕진과 마니아들에게 ‘신(神)’으로 군림하고 있었던 기타리스트 안회태가 같은 밴드로 활동을 한다는 것은 록음악 팬들에게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라(ZERA)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 둘의 ‘네임 밸류’만으로도 록음악 팬들의 마음은 이미 설레고 있기 때문이다.
하성호, 심동식과의 오랜 인연
드럼은 신중현, 김수철, 주찬권, 마야, 도원경, EVE 등 내로라하는 국내 록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경력을 가진 하성호가 맡았다. 하성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명실공히 ‘스페셜’ 세션 드러머다.
하성호와 이덕진의 인연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뮤즈에로스’의 멤버였던 하성호는 그해 여름 ‘메탈프로젝트 콘서트’에서 이덕진과 합동 공연을 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친분을 쌓아 오며 이렇게 제라(ZERA)로 함께 활동하게 되었다.
리듬 기타를 맡고 있는 심동식은 더 오랜 인연을 자랑한다. 92년, 이덕진이 데뷔하던 해에 결성했던 밴드 ‘이덕진과 비트’에서 기타를 쳤던 이가 바로 심동식이다. 그는 이제 이덕진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고 말할 정도로 그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