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봄, 데뷔 싱글 [웃으며 안녕]과 함께 등장했던 듀오 ‘소야앤썬’은 한동안 맥이 끊겼던 ‘1 랩퍼 1 보컬’ 팀으로서 탄탄한 호흡을 자랑하여 주목 받았다. 그러나 한동안 앤썬은 소지섭의 “Pick Up Line”의 프로듀서로 또한 자신의 솔로 앨범을 발표해 활동중이고, 소야 역시 솔로 활동을 위한 앨범준비에 여념이 없으며, 최근 마이티 마우스의 노래 “나쁜놈”을 피처링 하는 등 각자 활동에 주력해오다 드디어 이들의 미발표곡 싱글을 발표한다.
미발표곡 싱글 [내가 나빴어]의 테마는 역시 헤어짐이다. 앤썬은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한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자책을 랩에 담았고, 소야 역시 사무치는 후회의 심경을 노래에 담았다. 흥미로운 건 혼성 듀오이다 보니 곡의 화자가 남자도 될 수 있고, 여자도 될 수 있다는 것. 각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서로를 대변해주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 이번 가사의 숨겨진 묘미다.
이미 인디 힙합 씬에서 세련되고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성을 인정받은 프로듀서 리얼 드리머와 작곡가 A.T가 공동으로 꾸린 프로덕션도 훌륭하다. 유려한 피아노 선율과 미디엄 템포의 리듬 파트가 곡을 주도하는 가운데, 멜로디컬한 신시사이저가 더해져 참으로 애잔하고 서정적인 감성 힙합 트랙이 완성됐는데, 브릿지와 후렴구의 다채로운 구성도 눈에 띈다. 여기에 지난 시간만큼 보다 호소력 짙어진 소야의 보컬과 감정의 완급 조절을 통해 더욱 매력이 배가된 앤썬의 랩핑이 탁월한 조화를 이룬다.
자극적인 전자음과 사운드 효과를 부각한 스타일의 음악이 주가 되는 시기에 소야앤썬은 멜로디와 비트의 조화를 꾀하는 전통적인 힙합 발라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음악 스타일이 이번 곡에 담긴 슬픈 감성을 극대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지 않았나 싶다.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서면서도 자신들의 음악적 고집은 이어나가는 그녀와 한 남자, 소야앤썬의 진정한 콜라보는 이렇게 계속 이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