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돌아온 음악과 연주
만지작거린 진심으로 다시 마음을 만지다
우쿨렐레를 든 작은 영웅, 우리, Ukulele Heroes
‘Heroes’라는 표현 때문에 우쿨렐레 거장들의 연주를 모은 편집 음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Ukulele Heroes]는 아마추어들의 자작곡 우쿨렐레 연주 음반이다. 여느 악기와 달리 전문 연주자보다는 일반인들에게 더 가깝고 그래서 기교보다는 진심이 더 우선인 우쿨렐레라는 악기의 특성에 평범한 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녹여 빚은 음악을 더해 만들었다. 일상 안에서 흥에 겨워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 어느 전문 연주자 못지않은 작은 영웅들이라는 생각은 그렇게 이 음반의 제목이 됐다.
삶의 어떤 순간 우연히 우쿨렐레를 만나 연주하고 행복하게 사는 28명, 15개 팀이 들려주는 일상, 여행, 힐링을 주제로 한 16곡의 음악은 친근하고 따뜻하다. 우리와 같은 이들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며 얻은 소소한 깨달음을 우쿨렐레를 통해 자신이 위로 받았던 것처럼 듣는 이들도 위로 받기를 원하는 진심을 담아 연주한 탓이다. 진심이 담긴 아마추어리즘이 이들의 음악과 연주가 따뜻한 위로가 되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이루지 못해 애달프기보다는 생각하는 것만으로 배시시 웃음 나는 짝사랑, 타박타박 힘없이 걷던 퇴근길에 마주친 고양이의 눈망울, 월급을 쪼개 마련한 자전거를 타고 나선 첫 라이딩, 상사의 눈치를 보며 낸 월차를 붙여 떠난 주말여행, 우연히 들어선 골목에서 만난 뜻밖의 카페, 점심식사를 반납하고 맞이한 거리의 햇살… 무심코 지나쳤던 삶의 조각들이 빼곡하게 생생하다.
이들이 함께 모여 음반을 내게 된 배경에는 이번 음반의 산파로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영화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병훈이 있다. 일반인들이 악기 연주와 작곡을 배우고 그것을 음반으로 발매하는 ‘Almost Famous’라는 연작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던 그가 첫 시작으로 선택한 것이 우쿨렐레였던 것. 그래서 이번 앨범의 참여자는 이병훈을 중심으로 총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참여했다. 첫 번째는 ‘찰리의 비밀과외’ 우쿨렐레팀이고, 두 번째는 음반 참여 모집 공고를 보고 오디션에 참가한 100여 명의 사람들 중 일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맥과 웹 등을 통해 찾아낸 사람들이다. 우쿨렐레가 처음인 사람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과 직업의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던 이유다.
참여자들은 하나같이 이 음반을 만들면서 자기들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음악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자기 상처를 스스로 쓰다듬을 수 있게 됐다고, 그 진심만큼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Ukulele Heroes]는 연주나 작곡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평범한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건네는 작은 진심이다. 그래서 [Ukulele Heroes]를 듣게 된 누군가가 수줍게 우쿨렐레를 사고, 시간을 쪼개 느릿느릿 연습하고, 일상의 어떤 순간 우쿨렐레 연주로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왜냐 하면 그 순간 그 또한 우쿨렐레의 작은 영웅이고, 먼저 시작한 이들이 전한 진심을 따라 행복으로 가는 무수한 길들 중 하나를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찰리의 비밀과외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영화음악감독이며 뮤지션인 이병훈이 직접 진행하는 악기와 작곡 강습 프로그램.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charlielessons,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fromcharlielabel 참조.
[음반 및 곡 소개]
01_봄 밤_Ukerina(박상욱, 전장희, 한송희)_연주곡_작곡-강수현
․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차분함과 편안함이 돋보이는 에스닉한 연주곡.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맑고 투명한 오카리나 소리와 우쿨렐레의 어울림
․ 팀 명인 Ukerina(유크리나)는 우쿨렐레와 오카리나의 합성어로 찰리의 비밀과외에서 만나 팀을 이루게 됐다. 10년 이상 오카리나를 다루며 강사로 활동해온 박상욱과 동탄에서 급부상중인 인기강사 전장희, 우쿨렐레 전도사이자 루아루 우쿨렐레스쿨 전임강사인 한송희의 만남은 오카리나와 우쿨렐레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끌어냈다.
02_C'est Si Bon_민석(최민석, 세션 : 이동준)_연주곡_작곡_Henri Betti, Jerry Seelen, Andre Hornez
․ 카페에 앉아 공연을 보듯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재즈곡
․ 사진과 여행, 자전거를 좋아하는 자신에게 맞춤이어서 우쿨렐레를 배우게 된 민석은 현재 군인. 우쿨렐레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열었기에 전역 후 우쿨렐레와 하와이 문화 관련 일을 하는 것이 꿈이다.
03_호놀룰루_Honolulu(김상철, 김병준, 이지은)_작사․작곡-김상철
․ 빈티지풍의 기타 소리와 우쿨렐레가 지닌 또랑또랑한 소리의 특별한 조화
․ 우쿨렐레를 호놀룰루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도 모자라 팀 명과 노래 제목 모두를 통일한 독특한 팀. 우쿨렐레가 도로시의 루비슬리퍼 같다는 리지와 별다른 히트곡이 없어도 음악과 우쿨렐레로 행복한 빈센트는 2008년 우쿨렐레 동호회에서 만나 밴드를 결성! 했으나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2011년 기타리스트 병준을 만나 본격적인 활동 중이다.
04_Bitter Sweet_Helmet in Girl(김정민)_작사․작곡-김정민
․ 섹시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블루스 스타일의 곡. 보통의 우쿨렐레 연주곡과는 색다른 분위기
․ 휴학 도중 빈둥거리다 우쿨렐레를 알게 되고 헬멧을 쓴 채로 우쿨렐레 연주하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리는 폭발적 잉여력으로 참여하게 된 헬멧 in Girl. 현재 숙명여대 작곡과 3학년.
05_출발_뽀오(이성훈, 김선호, 강수현)_연주곡_작곡-김선호
․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걸요!” 초 긍정 소녀 빨강머리 앤을 떠올리게 하는 두근두근 출발의 설렘이 묻어나는 곡
․ 찰리의 비밀과외가 배출한 우쿨렐레 밴드 뽀오는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 강수현과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이성훈 그리고 제주도에서 바리스타와 로스터로 일하고 있는 김선호로 구성되어 있다. 행복, 평화, 사랑이 이들이 생각하는 우쿨렐레.
06_그대에게 퐁당_이아라(세션 : 이동준)_작사․작곡-김윤미
․ 몰래 짝사랑하는 소녀의 설렘이 수줍고 달달하게 표현된 보사노바 리듬의 노래
․ 선릉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커피 바리스타 이아라. 배낭여행을 하면서 만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친구들과 합주놀이 중 우쿨렐레를 알게 됐다. 말 그대로 ‘힐링’이 되어준 그 시간 그 친구들과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호호 할머니가 되어 만나서도 재미나게 합주하자’고 한 약속을 지키고자 우쿨렐레 연습을 하며 유튜브에 동영상을 차곡차곡 업로드 한 것이 참여 계기. We will write music across the world with each other!!:D
07_마녀커피_Dye(이지선)_작사-이지선_작곡-김수정
․ 감미로운 목소리의 마녀가 거는 레게 리듬의 주문
․ 음악과 사랑에 빠진 보컬리스트이자 현재는 커피를 사랑하는 바리스타. 운영 중인 작은 카페에서 찰리의 비밀과외 우쿨렐레 수업을 진행하다 참여하게 됐다. 건조하지만 따뜻하고 우울하지만 촉촉한 느낌의 곡도 불러보고 싶다고.
08_소풍_소풍(곽신영, 노현지)_작곡-곽신영, 노현지
․ 두 대의 우쿨렐레가 서로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절묘한 화음과 리듬
․ 스트럼과 속주를 담당하는 곽신영과 분산화음을 담당하는 노현지로 이루어진 소풍은 원래 우쿨렐레 선생님과 제자로 시작해 팀 결성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스물 한 살 대학생인 노현지는 우쿨렐레 덕분에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고 현재진행형인 풋풋한 커플이라는 것.
09_여행_김원섭_작사-김홍철_작곡-W. Leisle
․ 요들과 만난 우쿨렐레는? 컨트리 음악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색다른 경험
․ ‘선수급’ 요들 실력과 우쿨렐레를 접목시켜 가장 ‘급진적’ 음악을 시도한 김원섭은 우쿨렐레 히어로의 최고령 영웅. 그러나 한 번 시작하면 30년은 까딱없는 최고 열정의 소유자.
10_'Ahulili_Uncles(배현준, 이동걸, 류재웅)_작사-Louise McKee_작곡-Louise McKee
․ 하와이 전통음악인 멜레.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질투를 노래
․ 자칭 ‘수줍은’ 미혼 세 명의 삼촌으로 구성된 우쿨렐레 밴드로 하와이 Hana lima'ia에서 전수받은 제작법으로 우쿨렐레 제작 공방을 준비 중인 아이유의 열혈 팬 로꼬모꼬(배현준) 씨에게서 영감을 얻어 밴드 명을 정했다. 유독 하와이와 인연이 깊은 이 팀은 하와이주립대에서 언론학을 강의하다 하와이 음악과 훌라춤에 빠져 뛰쳐나온 케코아(이동걸), 우쿨렐레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하와이언 카페를 준비 중인 아부(류재웅)로 구성되어 있다.
11_고양이송_어쿠스틱 급밴드(이황희, 윤지애, 김종윤)_작사․작곡-Fwang
․ 파도가 무지막지하게 치고 있는 바닷가의 바위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보고 있는 고양이의 사진을 봤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장난스럽게 허밍으로 시작, 가사를 붙여 한 곡의 노래가 되었다.
․ 어쿠스틱 급밴드는 같은 학교 디자인과를 나온 세 명의 디자이너 선후배가 모인 소규모 취미밴드다. 우쿨렐레와 기타, 젬베, 봉고, 오카리나 등으로 어쿠스틱한 음악을 주로 연주한다.
12_내 마음은 나도 몰라_Uncles(배현준, 이동걸, 류재웅)_작사․작곡-이동걸
․ 힘주지 않은 꾸밈없는 담백한 보컬로 누구에게나 올 법한 쓸쓸함을 사실적인 가사로 담담하게 풀어낸 곡
13_햇살 일기_아조이☆(심지원, 이아라)_작사․작곡-심지원
․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힘을 솟게 하는 가사가 예쁜 경쾌한 곡
․ 절망의 나날들 이지만 세상엔 언제나 사랑이 있고, 결국에는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 가장 힘들고 지쳤을 때 위로가 되어준 것이 우쿨렐레이기에 호호백발 할머니 손가락에 류머티즘 관절염이 걸릴 때까지 우쿨렐레와 놀고 싶다는 아조이☆은 1300k에서 우쿨렐레 강습을 하고 있는 도공.
14_자전거_Jay-D(임종덕)_연주곡_작곡-송하영
․ 눈을 감고 들으면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몽환적이고 아련한 색감 가득한 곡
․ 다양한 뮤지션의 라이브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직 재즈기타리스트.
15_送蒑精曲(송은정곡)_마지못해(김수정, 이규녕, 송은정, 김동헌)_연주곡_작곡-송은정
․ 푸른 풀빛 사랑을 보내면서 부르는 노래라는 제목처럼 순수함으로 가득한 곡. 휘파람과 우쿨렐레의 찰떡궁합
․ ‘우쿨렐레 3개월만 하면 누구나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참여한 찰리의 비밀과외 우쿨렐레 초급반 출신 팀. 음악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왔지만 현재 우쿨렐레 히어로에 참여해 너무 행복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공통점인 이 팀은 늦은 나이에도 음악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인 김수정, 밥도 연주도 남이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으나 우쿨렐레를 직접 연주하게 된 지금 가장 신난다는 이규녕, 기타가 배우고 싶었으나 들고 다니기 좋아 보여 우쿨렐레를 선택한 송은정 그리고 휘파람을 잘 분다는 이유로 친구 따라 강남 온 현대자동차 판매왕 김동헌으로 구성돼 있다.
16_PM 6시 19분_박제홍_연주곡_작곡-박제홍
․ 눈을 감고 듣는 것만으로 휴식이 되는 아름다운 멜로디
․ 수리를 맡긴 기타 때문에 맞이하게 된 2주간의 시간이 심심해 견딜 수 없어 산 우쿨렐레에 푹 빠져 하던 일을 접고 우쿨렐레 강사로 전향한 열혈 청년. 각종 행사나 갤러리에서는 ‘눈부셔’라는 듀오로, 직장인 밴드에서는 드러머로 활동 중이며 위키위키 에듀클래식 전임강사이기도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