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색소포니스트 <유옥>의 첫 앨범 -Modern City-
국내의 "여성 색소포니스트" 음악은 지금껏 단 한번도 들어 본적이 없었다.
유명한 네덜란드 출신의 캔디 덜퍼나 일본의 카오리 정도야 당연히 들어봄직 하지만 한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성 색소포니스트는 드물고 심지어는 낯설기까지 하다.
한국의 캔디 덜퍼로 불리우는 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춘 색소포니스트 유옥의 첫 정규 앨범 Modern city를 듣고 단거리를 시원하게 뜀박질 하고 숨을 몰아쉬는 기분이다.
숨을 뱉어낼때 미친듯 요동치는 심장의 경쾌한 리듬감과 끓어오르는 열기, 고개를 들어 본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주변의 정경은 진하디 진한 푸른 빛으로 가득하다.
유옥이 처음 색소폰을 만난건 직장생활중 취미로 시작하면서부터다.
처음은 그저 재미로 시작한것이 어느 순간엔 색소폰에 매료되어 직장을 그만둔 뒤 서울재즈아카데미 2기로 색소폰을 배웠다.
음악하는것을 집안에서 탐탁치않게 여겼던 탓에 오히려 음악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인듯 서울예술대학에 입학해 정규교육을 받았다.
여러 학교에 출강과 특강을 하는 틈틈이 가수 플라이 투더스카이, 김종국, 올포원, 박화요비, 린, 해바라기, 장미화,김종환, 김수희,
다니엘 헤니 콘서트 및 G20KBS 특별콘서트, EBS 공감, 사랑의 리퀘스트, 퓨전가락 콘서트, 각종 tv, 라디오 음악방송, 전주 세계소리축제, 세종문화회관 송년음악회,
성남아트센타 개관 콘서트, 코엑스 아트홀, 정동극장 정오의 콘서트, 부산 재즈 콘서트등 세션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다져왔다.
현재는 대학교,실용음악학원에 출강하며 후배 양성과 재즈밴드 `Second Nature`를 통해 왕성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유옥]의 이름을 내건 첫 정규 앨범을 낸다.
상쾌하고 부드러운 Jazzy함으로 시작되는 첫곡 shadow of the moon은 신비로운 달밤의 은은한 빛이 감도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대로의 온기와 폭발적 열정이 담겼다.
달콤한 팝 재즈 Happy people 거리를 걷는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을 관찰하는 동안 어느새 사락 미소가 전이되듯 지금 공간에 잔잔한 행복감이 스며드며
청량한 스윙감 파워풀한 펑키함과 재즈 피아노의 유려한 연주가 가미되어진 modern city 는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컨템포러리 재즈로 번잡함 속의 도시 사람들이 그대로 투영된다.
블루지한 팝 발라드 Sad valentine 이 애잔한 마음과 추억을 뒤척이며 묵직한 한숨과 같은 그리움에 잠긴다면
박하향의 애쉬드함이 매력적인 유일한 보컬 곡인 나에게로는 아릿한 가사와 함께 흘러가는 펑키한 그루브함에 감정이 고일 틈 없이 흘러간다.
열정적 라틴 삼바와 그루브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Answer 는 간결하면서도 간절한, 머뭇거리지 않는 확신이 통쾌한 느낌을 준다.
신디사이저 연주로 더 유쾌한 Street Mind 는 자유로움과 생기 넘치는 꿈꾸는 설렘으로 비롯되는 기분좋은 긴장감이 있다.
색소폰의 유려함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Blue Sky. 간간히 들리는 파도 소리는 단조로운 일상을 위로해줄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바람결이 전해진다.
펑키한 디스코 Night fever 는 모든것을 벗어던지고 흠뻑 취한채 춤추고야 마는 비릿한 새벽내음에 깃든 비밀스러운 밤의 유희를 더 풍만하게 할 미묘한 긴장감이 깃든 흥겨운 곡이다.
마지막 10번째 트랙은 70.80세대 라면 누구나 아는 중견 트로트 가수 주현미의 '밤비내라는 영동교'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특유의 아련함과 애잔한 잔향이 더 진해진다.
국내 여성 색소포니스트로서 첫 앨범을 발매한 유옥은 'Second Nature'의 팀 공연, 앨범활동 및 콘서트앨범세션 등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여성 색소포니스트다.
음악 활동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교출강 및 레슨 등으로 후학양성에 힘쓸 정도로 열정이 가득하다.
컨템포러리 재즈를 지향하는 유옥은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Modern city에 음악적 다양성을 시도했다.
차분히 쌓아온 근성있는 실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스타일을 유감없이 소화해 완성도 높은 첫 앨범을 선보인다.
유옥은 유려하면서도 상당히 파워풀한 톤과 열정적인 테크닉으로 음악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지금껏 들어왔던 색소폰 연주중 가장 폭발적인 에너지가 담긴 따뜻한 질감과 생기 넘치는 감각적 멜로디로 여름날 청량음료처럼 축 쳐진 마음에 활력을 준다.
오로지 색소폰 연주만으로 전달받는 감정들은 시각적 영상이나 가사를 통한 이미지를 넘어 공간을 넘나드는 정제되지 않은 시간의 기류가 있다.
웅장함 보다 고요한 울림으로 빈 틈이 느껴지지 않는 확신에 찬 연주에 감명한다.
모든 악기가 나름의 힘든점이 있겠다만 색소폰은 호흡과 동시에 연주를 하기 때문에 특히 여자에겐 힘이 들수도 있는 악기다.
여자라고 해서 순간적인 파워나 테크닉 면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장시간 공연중 체력이나 지구력 면에서는 어쩌면 남자보단 불리한 부분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훨씬 더 아름다운 기묘한 느낌 과 특유의 매력을 느낄수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유옥은 한국의 캔디덜퍼로 불러주는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지만 그저 "유옥" 이름 하나로 많은이들의 표상이 될 만큼의 가치가 충분하다는걸 modern city로 인해 확인할 수 있을것이다.
출중한 실력에 심지어 미모까지 겸비한 환상적 환장 사운드를 연주한 유옥에게 매료될 준비를 단단히 하는게 좋겠다.
뮤직칼럼니스트 - 최혜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