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여름 [안녕]
다 덜어내고 남은 노래, '생각의 여름'
'생각의 여름'은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치는 박종현이 홀로 끌어가고 있는 프로젝트다. '생각의 여름'이라는 이름은 '생각의 봄'을 지칭하는 사춘기(思春期)의 다음 시기를 가리킨다. 더불어 그간 그가 해 온 생각과 만들고 불러 온 노래들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장난 반 진담 반으로 그를 '포크의 근본주의자'라고 부른다. 그가 지향하는 음악적인 방향에는 다소 결벽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미니멀함이 있다. 그의 노래들이 1절-후렴-2절.. 같은 전형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그러한 구성은 같은 내용을 쓸데 없이 반복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향 때문이고 통기타와 목소리 이외에 다른 요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렇게 모든 걸 덜어낸 언어는 철저하게 정제되어 있고 선율은 의외로 감각적인 상태로 그에 최적화되어 있다.
2005년에 '치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붕가붕가레코드가 발매한 첫번째 음반인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데뷔했고 2009년에는 '생각의 여름'이라는 이름으로 셀프 타이틀 1집을 발매했다. 이후 2년 동안 별다른 음악 활동을 하지 않던 중, 2012년 6월 발매를 목표로 2집을 준비하고 있다.
1집과 2집 사이에 놓인 노래 '안녕'
2012년 6월 출시를 목표로 2집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을 무렵, 생각의 여름이 노래 한 곡을 들려줬다. 이미 2년 전에 들었던 적이 있던 노래였다. 그때 나는 이렇게 괜찮은 노래(솔직해지면, 잘 팔릴만한 노래)를 1집에 왜 안 넣었냐며 그에게 물어봤고, 그는 1집에 있는 다른 노래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대답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노래를 꺼내 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2집에서 내가 나아간 지점과는 다른 노래. 하지만 1집과 2집 사이에 있는 2년 동안 내가 거쳐 온 어느 지점에 관한 노래.'
그렇다면 이 노래를 사람들 앞에 내 놓는 것이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수공업으로 만들면서라도 어떻게든 CD로 내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 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디지털 음원으로만 유통하기로 결심한 것도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 길지 않은 노래, 자초지종을 모두 얘기했으니 더 이상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을 듯.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