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 원펀치 1집 [Punch Drunk Love]
박성도(기타,보컬) 서영호(건반,보컬) 두 남자로 구성된 원펀치가 그간 발표해온 EP와 싱글앨범들은 늘 전작으로부터 예상되는 바를 넘어선 새로운 것들이었다. 모던록 사운드를 중심으로 하던 ‘The Boxer’ 시절의 EP [해뜨는 오후]의 뒤를 잇는 앨범은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재즈적 편곡이 돋보였던 EP [아직 나는 꿈을 꿔] 였고, 그 이후 발표한 싱글앨범 [사람의 마음]은 포크의 색채가 진한 기타팝이었다.
그리고 2012년 5월. ‘봄이 올 무렵 나온다’는 소문만 무성하던 원펀치의 첫번째 정규앨범 [Punch Drunk Love]가 발매되었다. 새롭게 해석된 4개의 기존 발표곡과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10개의 신곡을 통해서 보여주는 원펀치의 음악적 성장과 변신은 이전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프로듀서 방준석과의 만남, 해체와 재구성의 의미있는 음악적 여정
지난 2011년 8월, 원펀치는 ‘유앤미 블루’의 멤버이자 영화 [라디오 스타], [고고 70] 등 현재 가장 각광받는 영화음악 감독인 방준석을 만났다. 담담한 포크에서부터 강렬한 비트의 모던록 사운드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원펀치의 폭넓은 사운드스케이프를 하나의 앨범에 담길 수 있게 잘 정돈하고, 기존의 대중가요와는 구별되는 그들만의 개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프로듀서로서 방준석은 유일하고 완벽한 선택이었다. 원펀치와 방준석은 '괜찮은 팝 앨범'을 만드는 것에 뜻을 함께 하고 앨범 작업에 착수했다.
프로듀서 방준석은 각 곡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에 앞서 원펀치와의 다양한 음악적 소통을 통해 서로간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데 주력했다. 그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작업기간 3개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그들은 각자의 악기 앞에 앉아, 앨범의 윤곽을 그리는 1차 데모를 만들 수 있었다. 이후 방준석과 원펀치는 앨범에 수록될 후보곡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의미있는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반복했으며 2011년이 끝나갈 무렵이 되어서야 [Punch Drunk Love]는 그 대강의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 결국 2012년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녹음에 돌입한다.
보다 풍부해진 사운드와 섬세한 정서로 완성된 원펀치의 팝 [Punch Drunk Love]
이전까지 기타와 피아노, 그리고 담담한 보이스가 어우러지는 균형잡힌 사운드가 주를 이루었던 원펀치의 노래는 정규앨범을 통해서 새로운 스펙트럼을 가지게 되었다. 문샤이너스의 베이시스트 최창우, 3호선 버터플라이의 드러머 서현정이 참여한 리듬파트는 컨트리, 모타운, 모던록 등 다양한 스타일에 그들의 창의성을 더해 원펀치의 팝이 요구하는 유니크한 리듬을 만들어냈고, 방준석과 오랜 시간 영화음악을 함께 해온 클래식 연주자 임가진, 김가영, 강찬욱의 스트링 트리오는 원펀치의 섬세한 정서를 더욱 선명하게 해주었다. 또한 최근 신윤철 EP의 사운드디자인과 믹싱을 맡았던 이정준이 Recording Supporter로 참여해 사운드의 완성에 힘을 보탰다.
두 남자의 기타와 피아노. 그 소리는 작업이 진행되던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의 기억을 담아 더욱 더 풍부해졌고, 조곤조곤 담담하게 삶과 지난 사랑을 이야기하던 목소리는 때때로 거칠게 감정을 토해내기도 한다. 그 동안의 꾸준한 공연에선 느낄 수 있었지만, 앨범에서는 표현되지 못했던 원펀치의 ‘무엇’이 생생하게 옮겨져 마침내 첫 정규앨범 [Punch Drunk Love] 로 그들이 꿈꾸던 팝이 그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여전히 원펀치는 쓸쓸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좀 더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을 담아 마음에 스며드는 팝 멜로디로 만들어냈다. 별다를 것 없던 일상에 새로운 감성을 더해줄 원펀치만의 팝, [Punch Drunk Love]라는 썩 괜찮은 라이브러리가 마침내 우리 앞에 찾아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