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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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4:47 | ||||
오늘은 저 혼자 왔어요.
반찬은 많이 주지 마세요. 맨날 같이 오던 그 사람은요, 요즘 바빠서요. 사실 몰라요. 사실 우리가 헤어졌어요. 혹시 그 사람이 요즘 여기 혼자 여기 온 적 있나요? 날 찾진 않나요? 혹시 그 사람이 여기 오면 내 얘길 물으면 전해주세요. 내가 아직 기다린다고. 조만간 다시 들를게요. 또 갈 곳이 몇 군데 있거든요. 어딜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누구를 만나... 소식 없어요. 나만 몰라요. 나를 피해요. 오직 그 사람과 나는 정말, 우린 정말 사랑했어요. 못 견디겠어요. 닮은 추억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으니 찾아 가라고... 그때까지 간직할 테니... 그대 어디 숨어 계시죠? 내 소식을 듣긴 듣나요? 이런 나를... 별로 알고 싶지 않나요? 내가 그댈 찾아 헤매는 이 밤. 오직 그 사람과 나만 아는, 둘만 아는 비밀이 있죠. 새겨진 추억이. 우리 함께 걷던, 함께 가던 그 모든 곳에서 기다릴게요. 다시 한 번 생각해 줘요. 잘 할게요. 듣고 있나요?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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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18 | ||||
또 왜 그러는데...
뭐가 못마땅 한데... 할 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 봐. 너 많이 변했어. 첨엔 안 그랬는데. 요샌 내가 하는 말투랑 화장과 머리, 옷 입는 것까지 다 짜증나나 봐. 우리 서로 사랑한 지도 어느덧 10개월. 매일 보는 얼굴 싫증도 나겠지. 나도 너처럼 나 좋다는 사람 많이 줄섰어. 근데 그놈의 정이 뭔지 내 뜻대로 안 돼. 맘은 끝인데 몸이 따르질 않아. 아마 이런 게 사랑인가 봐. 널 사랑하나 봐. 대화가 필요해. 우린 대화가 부족해.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소한 오해, 맘에 없는 말들로 서로 힘들게 해. 너의 관심 끌고 싶어서 내 정든 긴 머리 짧게 치고서 웨이브 줬더니 한심스러운 너의 목소리, 나이 들어 보여. 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전화를 걸어 날 사랑하냐고 물어 봤더니 귀찮은 듯한 너의 목소리, 나 지금 바빠. 대화가 필요해. 내가 너를 너무 몰랐어. 항상 내 곁에 있어서 너의 소중함과 고마움까지도 다 잊고 살았어. 대화가 필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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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40 | ||||
몇십 년 동안 서로 달리 살아온 우리.
달라도 한참 달라. 너무 피곤해. 영화도 나는 멜로, 너는 액션. 난 피자, 너는 순두부. 그래도 우린 하나 통한 게 있어. 김밥. 김밥을 좋아하잖아. 언제나 김과 밥은 붙어 산다고 너무나 부러워했지. 잘 말아 줘. 잘 눌러 줘. 밥알이 김에 달라 붙는 것처럼 너에게 붙어 있을래. 날 안아 줘. 날 안아 줘. 옆구리 터져 버린 저 김밥처럼 내 가슴 터질 때까지. 예전엔 김밥 속에 단무지 하나, 요샌 김치에 치즈, 참치가... 세상이 변하니까 김밥도 변해. 우리의 사랑도 변해. 잘 말아 줘. 잘 눌러 줘. 밥알이 김에 달라 붙는 것처럼 너에게 붙어 있을래. 날 안아 줘. 날 안아 줘. 옆구리 터져 버린 저 김밥처럼 내 가슴 터지게 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세상이 우릴 갈라 놓을 때까지 영원히 사랑할 거야. 끝까지 붙어 있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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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4:47 | ||||
5. |
| 4:18 | ||||
6. |
| 3:3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