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험담’ 입니까?
모든게 경험담이니까
경험담이며, 동시에 천용성이라는이름으로살아가고있는그는나의질문에이렇게답했다. “모든게 경험담이니까”. 이것이 자신의 프로젝트명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 한해 동안 했던 고민의 답이었다. 모든 것은 경험담이다.
그는 스스로를 곰곰히 돌아봤다. 어떤 것이 자신의 작업들을 온전히 표현해줄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천용성과천용성의부산물을연결하는끈까지놓치지않고표현해줄수있을까, 단어는 그 자체로 충분해야 했고, 스스로 만족스러워야 했으며, 한글로 된 세글자여야 했다. 그가 좋아하는 ‘어떤날’ 처럼.
그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자주 묻던 질문에서 답을 찾았다. “이거 니 이야기야?” 그의 노래를 듣고 그의 처지를 유추하는 친구들의 질문에, 처음에는 부인했었다. 헤어진 여자 중 하나는 그가 만든 노래 속의 ‘너’가 자신이냐고 물었다. 똑같이, 처음에는 부인했었다. 하지만, 정말 아닌가? 하는 질문은 가시질 않았다. ‘나의 손과 입에서 나온 가사와 멜로디가 나와 분리 될 수 있는 것인가’. 그의 결론은 이랬다.
“저에게서 나온 이야기는 등장인물과, 화자에 관계 없이 궁극적으로는 모두 제 이야기 일 수 밖에 없어요. 제 노래는 제가 경험한 사건, 사고와 감정들을 부품으로 완성된 모형과 같은 거에요. 이 부품들은 다시 분해되어 일상에서 쓰이기도 하고, 다시 다른 노래에서 쓰이기도 하고, 그렇죠. 결국 모든 노래는 제 노래이며 제 경험담이에요.”
“그렇지만 이건 동시에 모두의 이야기와 모두의 경험담이기도 해요, 개인적인 소유욕과는 다르죠, 만일, 제가 친구의 이야기를 갖고 노래를 쓴다면, 그것은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제 경험이기도 하지만 친구가 겪은 경험이기도 해요. 제가 골방에서 혼자 머리싸매고 만든 노래도 모두의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저는 세상 모든 것을 경험해보지는 않았고, 사실 제가 안다고 믿는 것들은 대부분 그것을 정말로 겪은 누군가에게서 얻은 간접적인 지식들이잖아요. 거기에 경험에 준하는 근거를 부여하고 그곳에서부터 도출된 감정과 행동양식에 의지해 살고, 이건 다른 사람들도 다르지 않아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비슷하거나, 같은 경험의 풀(Pool)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니까요.”
이번 앨범에는 ‘하나도 안 괜찮아요’라는 앨범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슌이 참가하였다. 신예 작곡가 천용성의 곡을, 슌의 감성으로 살려내 세상에 흘려 보내는 우리모두의 경험담. 이 곡은 어떤 흔한 장면도 결코 흔하지 않을 우리들을 위한 노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