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록으로 첫싱글을 발매했던 밴드 스노브가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3명의 멤버가 모두 a형이라는 재미있는 컨셉으로 첫싱글 a를 선보였던 그들의 이번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이 아닌 그 라는 점이다. 기타와 보컬을 맡았던 홍한별이 혼자 스노브 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음악은 기존의 모던록 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어쿠스틱한 느낌이 강조되어있고, 팝음악형식에 한곡 한곡 순응한다는 점에서 싱어송라이터의 느낌이 강조됨을 엿볼 수 있다. 더 이상1인이 작사.곡 녹음, 믹싱까지 만들어 보이는 것이 대단한 일이 아닌 인디씬 에서 스노브의 음악이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독특한 보이스와 감성적인 멜로디 꾸미지 않은 듯한 누드메이크업 같은 느낌의 곡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다. 먼저 앨범의 -프롤로그- 1번 트랙 [사랑받던 외톨이]는 차분한 톤의 일렉 기타와 메마른 느낌의 보컬톤의 조화로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을 암시하고 있다. 흘러간 시간과 사랑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을 노래하며 앞으로 시작될 짧은 미니영화의 인트로를 장식한다. 2번 트랙 [너가고]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타이틀 곡인 이 곡은 애처로운 후렴의 멜로디와 가사가 먼저 흘러나오며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을 알려준다. 일상 속 에서 누구나 한번쯤 느낄 수 있는 이별에 대한, 그야말로 수수한 느낌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제목이 재미있어 보이는 3번 트랙 [사랑셔틀]. 하지만 곡의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전적의미로 “왕복 항공기”의 의미를 담고 있는 셔틀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사랑에 완전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 하고 있다. 4번 트랙 [하얀색종이] 수록곡 중 가장 조용한 곡으로, 기타 베이스 드럼 외에, 피아노와 현악기 또한 귀에 잘 들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곡의 마지막까지 편안한 느낌을 주다가, 5번 트랙 [시간을 채우다]에서는 좀더 밴드 사운드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앨범명과 제목이 똑같은 [시간을 채운다]는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을 노래하고 있다. 꽉 찬 사운드와 힘있는 보컬의 잘 어우러진 마지막 곡 [내숙제]로 6곡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단편영화 같은 앨범은 마무리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