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인우가 새 싱글을 발매한다. 이번 싱글은 패키지 형태로 하나의 컨셉, 두 개의 앨범으로 제작되었는데 노래 제목이 사뭇 원초적이다. ‘남자가 떠나가요’, 그리고 ‘여자가 떠나가요’. 평소 스토리텔러, 이야기꾼 등의 애칭으로 더 익숙한 인우가 이번 앨범에는 이별 이야기를 어떻게 담았는지 제목부터 벌써 기대가 된다.
이별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인생의 한 페이지를 없던 것으로 만드는 일은 담배를 끊는 것보다 어려우니까. 둘의 손이 떨어지는 순간, 함께한 숱한 시간들이 화살이 되어 날아온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결국 사랑했던 시간들을 없던 것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 시간들을 추억으로 만들기 위해 둘은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가 잡아주길 바란다.
여자는 생각한다. 그녀가 그렇게도 자주 내뱉었던 ‘헤어지자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었는지. 쉽게 이별을 말했지만 단 한번도 이별을 연습하지 않았던 여자는 떠나는 남자가 원망스럽다. 그래서 자꾸만 바라본다. 잡아주길 바라는 헛된 기대를 가지고.
남자는 망설인다. 한번만 불러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 사랑할 수 있을 텐데. 돌아설까 말까 망설이며 남자는 용기 없는 자신을 탓한다. 헤어짐이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남자와 여자가 바라보는 이별은 그렇게 다르다.
이 두 노래는 같은 이별의 상황에서 남녀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방백으로 풀어내고 있다. 마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두 시점처럼, ‘여자가 떠나가요’는 인우가, ‘남자가 떠나가요’는 진한 감성의 보컬리스트 유희라가 부른다. 이별연습이 필요한 이들은 이 두 곡을 귀 기울여 들으라. 남자는 ‘남떠’를, 여자는 ‘여떠’를 들으며 느끼길 바란다. 결국 떠나가는 건 상대가 아니라 당신이었다는 것을. 사실 그것이 이야기꾼 인우가 앨범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의 핵심은 아니었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