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Big “Back To Budokan”
Rock 음악을 향유함에 있어 Live 앨범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흥분/열광 등 얼핏 들으면 자극적인 단어로 표현되는 Rock 음악의 매력을 가장 화끈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공연장의 생생함을 담아낸 라이브 앨범을 통해서일 것이다. 물론 라이브 앨범에도 퀄리티는 있게 마련이고, 무대 위의 연주와 그에 반응하는 객석의 느낌을 동시에 그것도 적절하게 잘 담아 냈는가에 따라 감동의 깊이는 달라진다. QUEEN의 Wembley 공연 실황 앨범이 그랬고, Iron Maiden의 Live After Death가 그랬다.
지금의 라이브 앨범 레코딩 기술은 이 두 앨범의 시대보다 훨씬 더 발전했지만, 비교적 근래에 발매되는 라이브 앨범들은 어찌된 일인지 본질을 잃어버린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즉, 라이브 앨범이라고는 하지만 마스터링 작업에서 기계의 힘을 빌어 인위적으로 현장감을 주입시키는 어색한 앨범들이 꽤나 등장하게 되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Live한 Live 앨범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전 세계 락 팬들 중에는 유독 Bootleg 라이브 음반 수집에 열을 올리는 이가 많다. Bootleg의 희소성에도 수집의 목적이 있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마스터링이라는 작업 자체가 없는 날 것의 사운드가 주는 매력 때문인 듯하다.
80년대말과 90년대초에 전성기를 누렸던 Mr. Big은 유독 라이브 앨범을 자주 내 놓는 밴드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들의 잦은 라이브 앨범 발매는 상업적 의도를 약간은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전 세계에서 Mr. Big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 일본의 팬들과 음반사들의 독자적인 기획에 의한 라이브 앨범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 전성기 시절 일본에서만 발매되었던 Raw Like Sushi 시리즈를 비롯하여,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Back To Budokan에 이르기까지, Mr. Big은 유독 일본에서만 라이브 앨범을 많이 발매한 밴드이다.
2001년 Actual Size 앨범과 뒤 이은 라이브 앨범 In Japan 이후 사실상 해체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Mr. Big은 2009년 원년 멤버들의 재결합을 발표하고 곧 투어를 시작했다. 이 중에는 반갑게도 한국도 포함되어 있었고, 당시 서울 공연이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 경기장에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많은 팬들이 객석을 채워, 적어도 한국에서의 이들의 입지는 아직도 확고함을 확인하였다.
Back To Budokan은 Mr. Big 통산 8번째의 라이브 앨범이자, 일본 라이브 앨범으로서는 5번째이며, 자신들의 Budokan 라이브 앨범으로서도 두 번째 앨범이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일본 부도칸 (武道館)은 공연장의 규모로 보나 그 상징적 의미로 보나 대형 아티스트가 아니면 감히 설 수 없는 무대로 유명하다. 누가 뭐라 해도, Mr. Big이 일본 팬들에게 받고 있는 사랑은 대단한 것이고, 이는 부도칸에서의 라이브 앨범만 두번째 발매라는 사실이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본 라이브 앨범도 일본 제작사의 독자적 기획으로 발매된 앨범이다.
트랙리스트를 보니 이들의 여느 라이브 앨범에서 보아 왔던 곡들이 가득하다. 그만큼 이들에겐 히트곡이 많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약 10년 만의 라이브 앨범인 만큼 반가운 신곡이 보인다. 바로 Next Time Around이다. 이 곡은 2009년 발매된 이들의 4번째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신곡이었는데, 인트로부터 Billy Sheehan과 Paul Gilbert의 현란한 태핑이 작렬하는 멋진 곡이다. 또한 Cilla Black과 Gustav Holst 의 곡을 커버한 It's For You ~ Mars도 오랜만에 보는 트랙이고, 특히 락팬들의 영원한 애창곡인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도 반갑다. Talas의 Shyboy나 The Who의 Baba O'Riley 커버는 이들의 거의 모든 라이브 앨범에서 만날 수 있는 곡들이다. 한국 팬들에게는 절대 어필할 수 없는 I Love You Japan이라는 트랙도 보이는데, 일본 자체 제작 라이브 앨범이니 어쩔 수 없이 이해해 줄 수 밖에 없다. 2CD 버전으로 국내에 발매된 본 앨범에는 DVD버전에는 없는 3곡의 스튜디오 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는 너무나 멋진 신곡 Next Time Around도 포함되어 있어 만족스럽다.
어느 밴드나 앨범을 발표하면 투어에 오른다. 그렇다고 해도 라이브 앨범의 수가 스튜디오 앨범의 수보다 많은 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참 잘하는 밴드도 많이 봤지만, 라이브 앨범은 그리 손쉽게 내 놓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매번 비슷한 레퍼토리로 발매되는 라이브 앨범이라 할 지라도, 발매될 때마다 일본 오리콘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이들의 저력은 아마도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연출되는 여유롭고 즐거운 연주인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 음원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요즘, 아직도 라이브 앨범을 CD에 담아 발매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보다 현장감 있는 Mr. Big의 실황을 보다 좋은
음질로 느끼고자 하는 팬들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이런 표현이 어울릴 지 모르겠지만, Mr. Big은 진정한 라이브의 능력자가 아닐까 싶다.
글/ 이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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