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두 가지 단상
올댓(All That)의 [Love Me]
사랑이라는 이름의 비가 내린다.
이 비는 때로는 소나기처럼 짧은 시간에 나를 적셔놓기도 하고 때로는 장대비처럼 나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내 몸과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메말라 가고 다시금 젖어들 게 될 걸 뻔히 알면서도 비를 기다리게 된다. 비를 처음 맞은 날의 그 흥분과 설렘을 잊지 못해.
정규 1집 [Touch Me]와 [이별], [Love Jam] 등 두 장의 미니 앨범으로 평단과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낸 프로듀서 이치원 (EachONE)과 보컬 콴(Kuan)으로 이루어진 올댓의 정규2집 [Love Me] 에선 두 번의 인터루드를 경계로 사랑의 감정이 뒤틀린다.
절묘한 디테일로 사랑의 달콤함을 표현한 초반의 곡들을 시작으로 조금씩 의심하고 무너져가는 사랑의 아픔들을 표현한 중반의 곡들, 빗소리가 담긴 두 번째 인터루드가 지나고 나서는 이내 모든 게 끝나고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는 후반의 곡들.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단계로 구성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사랑에도 기-승-전-결이 있다면 본 작에는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사랑의 결말 그 끝에는 항상 헤어짐이 있고 앨범을 모두 돌려 듣고 나면 또다시 사랑의 기승전결이 시작 된다.
'사랑' 이라는 단어 아래 철저하게 만들어진 콘셉트 앨범이다.
어린 아이처럼 조르기도 하고, 성숙한 어른처럼 참아보기도 하고, 잊지 못해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연애상황에 따라 변하는 감정 마냥 이치원의 곡은 때론 복잡하고 때론 단순하게 변화를 일으키며 그 위에 콴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훌륭한 소스를 뿌려주고 있다.
다시 한번 대중과 평단을 뒤흔들만한 앨범이 되기를. 더 나아가 사랑에 고파하는 청자들의 메마른 가슴에 달콤한 사랑의 비를 뿌려줄 앨범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이경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