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자가 건내는 두 가지 사랑에 관한 이야기'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
'그대 웃어라' 와 '장마'는 바로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대 웃어라’ 는 첫사랑. 인연의 끈에 관한 노래입니다.
어린 시절 엇갈렸던 만남과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짧은 만남을 통해 느낀 것이 있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그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웃어라' 이 말 뿐이더군요.
노랫말은 슬픈데요. 그냥 슬프지 않게 힘을 빼고 노래해봤어요.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 혹은 제 가사처럼 ‘어린 날의 간절했던 사랑’ 에 관해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지요.
두 번째 곡은 '장마' 입니다.
이 곡은 실제로 제 스물아홉 여름 장마가 시작됐을 때 만든 곡입니다.
서른을 앞두고 참 두려운 것들이 많았어요.
그리운 것들도 많아지고요.(근데 막상 서른이 되니 별거 없더군요.)
무엇을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고요.
자꾸 넘어지고 깨지고 상처 받고 상처 주는 시기였습니다.
그로 인해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지쳐있었습니다.
그때 우리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장마철이 다가오니 어렸을 때 여름 풍경이 생각났습니다.
가사처럼 고물라디오를 틀어놓고 낮잠을 자고 있으면 모시이불을 제 배 위에 살포시 덮어주셨죠. 또한 여름에 감자부침개와 수박. 때론 포도를 직접 즙을 내서 간식으로 주시곤 했습니다.
갑작스레 비 오던 하교 길. 어딘가에는 늘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고요.
그때 생각에 절로 웃음도 나오고 살짝 눈물도 흐르고 뭔가 마음이 정화 되는 듯.
기분이 맑아졌습니다.
그 시절 우리 할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에 관한 이야기. 또한 앞으로의 다짐들을 노래했습니다. 이렇게 두 곡, 또한 짤막하게 '그대 웃어라' 연주 버전을 수록합니다.
6월에 첫 EP '뜰' 을 발매하였습니다.
그 ‘뜰’ 의 연장선에 있는 곡들인데요.
너무 급하게 한 달 만에 싱글을 내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그저 이제 동네에 갓 이사 온 아직은 낯선 옆집 남자겠지요. 낯설지 않게 하려고요.
‘뭐 옆집 남자라는 존재가 그런 것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이 싱글을 냅니다.
꾸준히 음악 만들고 공연하고 있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