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지향형> 가수 홍주현
그린 빅 마우스 (Green big mouth)로 뜨다
<서울국악예고>에서 가야금 병창을 공부했고 대학에서는 판소리와 아쟁을 전공하였으며 <이화여대대학원>에서는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한 이채로운 경력의 가수 <홍주현>이 그녀의 두 번째 앨범 <사운드 오브 해븐>을 발표하고 뜬금없어 보이는 <저탄소 녹색성장 지향형가수>를 표방하고 나섰다.
마치 <인디밴드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장기하>가 소위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선언한 것과 왠지 모르게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홍주현>, 그녀의 흥미로운 이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98년에 <김도균국악퓨전밴드>에서 객원보컬로 활동하였고 엉뚱하게도 2002년에는 대학로 극단 <프라미스>를 창단하여 30여명의 배우들을 거느리는 극단대표로 활동하며 작품 < 55사이즈 , 탐플스 >. 그리고 <안중근과 이등박문, 미친 햄릿> 등 연극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알만한 작품들을 연이어 발표한다. <홍주현>은 작품 <미친 햄릿>의 <오필리어> 역으로 2005년 전국연극제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연극에 대한 <홍주현>의 관심은 여기까지였다.
그녀는 학창시절 공부하여온 우리음악에 대한 열정을 대중음악으로 녹여낼 준비를 해온 것이다. 그녀에게는 음악에 대한 유전자가 연극에 대한 열정에 앞서 있었던 것이다. 2008년 <홍주현>은 <홍주>라는 예명으로 1집 앨범을 발표한다. <홍주현>은 첫 번째 앨범에서 사실 노래자체 보다는 발군의 가창력으로 가요계의 주목을 받는다. 타고난 음악성과 가창력으로 대형가수로의 가능성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그해 <홍주현>은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 국제가요제 한국대표로 참여. 를 거머쥐며 <한국의 비욘세>라는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지만 정작 한국에서의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그리고 2년 후 2010년 3월. <홍주현>은 그간에 자신의 내면에 가두어 놓았던 음악적 내공을 유감없이 내보이며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정규음반의 형태로 선 보이는 이번 앨범을 두고 그녀는 두 가지 음악적 시도를 한 걸로 평가받는다. 하나는 발군의 가창력을 지닌 그녀지만 소위 ‘힘 빼기’ 창법을 시도했다는 것. 자신의 가창력을 이보란 듯이 자랑하기 보다는 철저히 대중지향적인 음악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 하나는 우리 음악에 대한 과감하고도 새로운 시도다.
잘 알려진 민요 <새타령>을 홍주타령으로 개작하여 창작력을 과시하였고 1번 트랙 <암행어사 출두여>는 판소리 <춘향가>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작품화했다. 특히 이 곡은 3월에 있었던 <세계문화포럼>에서 주최한 마당놀이 <배비장전>에서 주제가로 선정되기도 하였고 그녀는 주인공 <애랑>역할로 출연하기도 하였다. 4번 트랙 <미투리>는 1998년 안동에서 발견되어 세간을 놀라게 했던 고성이씨 <이응태>의 아내 <원이엄마>가 먼저 간, 남편을 향한 애절한 사랑으로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을 엮어 미투리를 만들었다는 실화를 배경으로 만든 노래로 <홍주현>이 구사하는 진양조장단의 슬프고도 애조 띤 가락에 흠뻑 젖어들게 한다.
그렇지만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은 본인과 강우경이 공동 작사하고 중견작곡가 최성훈이 곡을 붙인 <딱 조아>라는 모던한 느낌의 성인가요.. 튀는 가사와 함께 즐거운 리듬과 대중적인 멜로디가 영락없는 요즘 노래이다. 여기서 <홍주현>이 지니는 대중음악에 대한 시각을 엿보게 된다. 이른바 대중음악인으로의 현실적 시각.
대중음악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기까지 그녀는 철저히 대중에게 다가서는 자세로 음악에 임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앞에서 뜬금없다고 표현한 <저탄소 녹색성장 지향형 가수>에의 표방도 어쩌면 시대적인 아젠다를 품고 가려는 그녀의 전략 일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홍주현은 한발 더 나아가 이른 바 <그린 빅 마우스>라는 닉 네임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그녀는 요즘 음반 한 장이 지니는 탄소배출량의(탄소라벨링) 총합을 구하기 위해 여러 환경관련 연구기관에 의뢰 중이다. 대중음악계에서는 일찌기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엉뚱한 얘기가 아니다. 그녀는 환경운동에 각별한 관심을 지니고 있는 만화가 <박재동화백>과의 만남을 통해 녹색성장, 환경운동에도 애정이 남다르다. 기회만 된다면 환경관련 홍보대사로도 나설 분위기다.
이쯤 되면 <홍주현>이 지니는 멀티태스킹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해 줄만도 하다. 이쯤 되면 <홍주현>을 일컬어 <2010년형 성인가수>라고 불러 줄만도 하다.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다채로운 이력과 선한 욕심의 소유자 홍주현.
그녀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이 정도는 되 야 소위 멀티유즈 시대의 아이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홍주현>을 대하면 정신이 바짝 든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2010년 봄은 <홍주현>에게 그야말로 <딱조은> 계절이 될 수 있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