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 Hart(줄리아하트)라는 이름의 연원이 되었던 영화 “웨딩 싱어”는 아담 샌들러와 드류 배리모어 주연으로 1998년에 만들어졌다. 극 중에서 '줄리아 설리반'이란 이름을 갖고 있던 드류 배리모어가 못된 증권거래업자와 결혼하여 '줄리아 굴리아'가 될 위험을 가까스로 극복하고 순수한 음악가 로비 하트의 아내 '줄리아 하트'가 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엔딩 신은 물론 결혼식 장면으로, 여자가 출가 후 남자의 성을 따른다는 것에 대한 문화적 이질감, 정치적 거부감만 빼고 본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예쁜 결말이다. 스티브 부세미가 스팬다우 발레의 '트루'를 부르는 엔딩을 아무 영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커플이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 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전래동화의 고루한 테마를 사랑스럽게 비틀었던 영화로 역시 드류 배리모어 주연의 “에버 애프터”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공교롭게도 “웨딩 싱어”와 같은 199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순진무구한 소녀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백마 탄 왕자의 간택을 받고서야 자신의 행복을 이루게 된다는 류의 찝찌름한 클리셰들로 유쾌한 저글링을 하던 영화. 물론 이 영화도 결혼식으로 마무리되었던 것 같다만, 당사자들이 “그 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자신들의 “말로”에 대한 의식만 잘 하고 있다면 뭐 괜찮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줄리아 하트라는 밴드를 시작하면서 머리 속으로 그렸던 행보는 2007년 4번째 앨범 [Hot Music] 정도가 끝이었다. 앨범 활동이 마무리되고 멤버들은 당분간 기약 없이 음악을 쉬고 싶었고 1년간 아주 푹 쉰 끝에 역시 다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돌아와서 30여 곡의 노래를 작업해놓고 있었을 무렵, 당시 소속사였던 석기시대 레코드와의 재계약이 불발됨에 따라 새로운 앨범에 대한 작업은 잠시 멈춰지게 되었다.
이번 EP, 그리고 다음에 만들게 될 정규 앨범 역시 줄리아 하트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산 '그 후'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소속사인 비트볼 레코드에는 이 앨범이 줄리아 하트의 플랜 B다, B는 비트볼의 B다 등 갖가지 생각을 내놓았지만, 사실 이번 EP엔 아무런 컨셉이 없으며 그저 30여 곡 중 제일 좋은 노래들을 추렸을 따름이다.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으려 노력한 끝에 머릿 곡 ‘하얀 마법 속삭임’에 아이에스(IS)의 사랑스런 보컬을 담는 커다란 행운을 누렸고, 셀 수 없이 많은 훌륭한 앨범에 참여하여 그 실력과 센스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김남윤과 고경천이 녹음과 편곡에 힘을 보태주었다. 일취월장한 멤버 주식의 베이스라인과 무곤의 리드 보컬곡 2곡을 듣는 즐거움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줄리아 하트의 나날을 함께 해오신 이들이라면 영화가 끝나고 화장실에 간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괜히 다시 한번 극장에 들어가보는 심정으로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 줄리아 하트는 과연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을까? 줄리아 하트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냥, 아주 좋은 신보가 나왔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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