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일상적인 화제를 진솔하게 그려내는 음악,
3인조 여성 밴드 Feria의 유쾌한 데뷔작 “Feria”!!
미드(미국 드라마) “Sex & The City”를 보면서 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현대 여성들은 그녀들만의 세계에서 그녀들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별에 사는 다른 인종인 남성들은 아마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이야기들이 그녀들의 식탁에서, 그녀들의 전화기에서, 그녀들의 티타임에서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듯 무한히 이어진다. Feria의 재기 발랄한 데뷔작 “Feria”는 바로 그 세계의 언어로 만들어진 앨범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세 여성, Marta, Elisa, Helena으로 구성된 Feria는 일본계 영국인 Kazumi Taguchi와 Kazuko Hohki가 결성, ‘We Are Ninja’등의 노래를 히트시켰던 여성 밴드 Frank Chickens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는데, 이 밴드는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 영국에서 아시아인으로 살아가는 것, 여성의 사회적 위치 등을 노래했고, 이는 Feria의 멤버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Feria는 또한 프렌치 팝이나 힙합 등의 음악을 비롯, 미술, 문학 등 모든 종류의 예술 장르에서 영감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의 사회, 정치적 파워, 십대의 초조함과 불안함, 음식, 팝스타에 대한 동경 등 여성들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을 발칙하다 싶을 만큼 솔직히 이야기한다.
‘A Pero B’는 이러한 색깔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트랙으로 “A: 풀장에 갈거야 B: 제모를 안해서 안돼, A: 직업을 구할거야 B: 구인기간이 아니잖아, A: 애인을 찾을거야. B: 그러기엔 너무 바쁘지” 등 ‘A를 하고 싶지만 B라서 안돼’라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재치 있는 구성이 흥미롭고, ‘Alexei Nemov/50 Cent’, ‘Robbie Williams’와 같은 노래들은 소녀들의 스타에 대한 환타지를 간결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낸다. (Alexeil Nemov는 한 시대를 풍미한 러시아의 기계체조 선수이며 50 Cent는 미국의 유명 힙합 아티스트, Robbie Wiliams는 세계적인 팝스타이다) 이 밖에 “낙태 찬성! 튀김은 빨리! 프리 부페! 항우울제! 주름살 방지! 셀룰라이트 거부!” 등을 록큰롤 리듬 속에 쉴 새 없이 외치는 ‘Aborto/Tempura’ 나 컴퓨터게임의 BGM을 연상시키는 익살스러운 사운드와 음악의 형식미를 파괴하는 듯한 전위적인 구성의 타이틀 곡 ‘International’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유쾌한 트랙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