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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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3:44 | ||||
스쳐 지나는 세월의 잔영만큼 나의 삶 나의 노래는 긴 그림자 드리우네
아직도 얼만큼 시간의 잔을 비워야 할지 영겁에도 변하지 않을 내 터전의 숨결을 여린 가슴으로 다독이는 오늘은 제비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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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55 | ||||
새벽은 장미빛 손가락으로 여릿여릿 하늘을 열고
구룡소 돌아 세렴폭 가는 길 따라 포행 나서면 물소리로 잠을 씻는 물빛 청순한 얼굴들과 마주친다 산안개 묻은 맹감넝쿨 같은 머리카락 햇살로 빗질하고 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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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4:35 | ||||
길 위에 구르는 낙옆을 보며 우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수치를 읽는다
날마다 바람으로 계시되는 생명을 보면 송두리째 기대어 보고 들은 이야기를 느껴 아는 이야기를 푸념으로도 좋고 자랑으로도 좋은 이야기를 마냥 하고 싶어진다 누가 바람을 찾았소 누가 바람을 만났소 죽어가는 고뇌의 현실을 잉태되는 생명의 숨결을 길 위에 굴러가는 낙옆을 보며 우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깊이를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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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4:31 | ||||
10월, 어느 아침 밤새 한잠도 못잔 귀뚜라미의 졸리운 소리로는
싱그러운 하늘빛을 탐하기에는 너무 맥없는 그 소리를 애써 귓가에서 털어내고 하늘가에 선다 가을 하늘은 툭 트인 미로다 막힌 벽보다도 더 두터운 벽이다 끝도 없는 미궁의 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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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3:42 | ||||
은쟁반 위 곱게 타오르는 촛불을 세워뒀오
창 밖 은사시 이파리 별떨기와 함께 떨어지고 수풀 속 외귀뚜리 소리 가슴을 저미는 밤 우러르는 마음으로 가만히 창을 열면 어디선가 낙옆 밟는 소리 행여 님 오실까 은쟁반 위 홀로 타는 촛불을 세워뒀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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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4:06 | ||||
물이 흐르는 곳에 길이 있고 길이 있는 곳으로 시간이 흐른다.
시간을 먹고 사는 것들은 시간과 함께 소멸해가고 시간 속에서 길을 가는 이들은 자신의 안으로 흐르는 강물이 된다 내안에 길이 되어 흐르는 강물이 있다 그곳에는 산과 들과 바람과 구름이 떠가고 아이들 뛰노는 소리 물굽이 치며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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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28 | ||||
내안에 네가 너무 크구나 상사로 깊은 밤이 너무 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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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4:21 | ||||
나는 너의 초롱한 눈에 비친 별이 되리니 너는 내 눈속에 뜨거운 가슴이 되어다오
나는 네 안에서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리니 너는 내 안에 너를 듣는 귀가 되어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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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4:59 | ||||
골짜기가 수런스러워 달빛 내리는 소리인 줄 알았더니
발아래 산 안개 가득하다 연실 같은 그리움으로 밤새 님이 펼친 번뇌인가 신 새벽 빨간 꽃잎 되어 떠오르는 꽃대바람 속 쪽빛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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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4:30 | ||||
무서리 내린 새벽 달빛마저 차겁더이다 귀먹은 허수아비
목발로 서성이는 들녘 황혼으로 내리는 님의 모습 외롭더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 어디에도 님은 없고 생의 마디 마다에 각인되는 넋이 서운 눈물로 차옵니다 님 가신 길 어디이더이까 님 가신 곳 어디이더이까 한 점 구름 흩어짐이여 님의 그리메 향기로만 남아 향불 사뤄 님 그리오니 아뇩보리 이루어 가슴 가슴에 꽃 피소서 선정으로 오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