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과 대금선율이 어우러진 “박송희 판소리 눈대목”
80 노객인 박송희 명창의 소리는 말없이 소복이 쌓이는 하얀 눈과 같다. 이 마을 저 마을의 경계며 뾰족한 마음까지도 모두 감싸 안는 포근함이 느껴진다. 임방울 협률사와 여성국극동호회, 국립창극단을 거치며 그 시대의 소리판을 직접 지나온 박송희 명창은 판소리 12마당 중 지금은 잘 불리지 않는 숙영낭자전과 그의 스승을 떠올리게 하는 단가 ‘인생백년’으로 주목받아, 2002년 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고희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기개 넘치는 소리로 원장현 명인(대금)과 백인영 명인(가야금)의 즉흥반주를 넣어 판소리의 백미만을 뽑아 <판소리 눈대목> 음반을 만들었다. 반주가 있는 판소리는 옛 시절 짧은 대목을 부를 때 악기가 소리꾼의 소리를 들어가며 수성가락(즉흥적으로 반주를 붙이는)으로 따라가는 형태로, 요즘은 즉흥반주를 넣어줄 반주자도 거기에 맞추어 소리를 조절할 소리꾼도 없어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박송희 명창이 이러한 연주형태가 없어질 것을 우려하여 음반제작을 제안하여 비로소 음반이 나오게 되었다.
박송희 명창의 고고한 소리와 가야금과 대금선율이 어우러져 겨울날 눈 속에 핀 매화같이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맛이 절묘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