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연주력의 바탕 위에 아름다운 선율로 수묵화 같은 동양적 정서를 담아내는 린하이의 음악적 진수가 집적되어 있는 작품 [Moonlight Frontier]. 오색이 찬란한 무지개의 아름다움을 시린 서정으로 표현한 `Colors of The Rainbow`를 시작으로 린하이의 아름다운 피아노선율은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타이틀 트랙인 `Moonlight Frontier`는 그가 "오른손으로는 동양, 왼손으로는 서양의 정서를 담아내는 피아니스트"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전해주는 곡이다.
어슴푸레 떠 있는 달빛의 아스라한 이미지를 그는 섬세하면서도 여백을 느낄 수 있는 감성으로 묘사하고 있다. 수평선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는 바다새를 주제로 한 `Seabird`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가 친근하게 다가오는 곡이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유유히 비행하는 새의 이미지를 린하이는 단조롭지만 의미심장한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간결함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가로운 오후의 휴식처럼 평화로운 느낌을 전하는 `Leisure Time`은 첼로의 짧은 협연으로 진한 여운을 남기는 곡이다. 첼리스트 판종페이와 함께 일련의 작품들을 발표해온 린하이는 자칫 단조로울 위험이 있는 피아노솔로 작품 곳곳에 아주 슬기롭게 협연작품을 배치하고 있다. `Leisure Time`과 `Solitude`에서의 첼로 협연의 그의 음악적 이미지를 한층 깊고 풍성하게 해주고 있으며, 간간이 등장하는 아시아 필하모닉 그룹의 스트리밍은 피아노의 선율을 방해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협연을 이루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빛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생의 무상함을 담은 `Life`와 내적인 풍요로움을 역설하고 있는 `Something` 그리고 사라져간 달콤한 기억들에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는 `Nostalgia`가 이어지면서 린하이의 연주는 더욱 깊은 심연으로 향해간다. 땅거미가 내려않은 황혼(Dusk)과 만추의 적막감(Deep Autumn)을 그리고, 별빛이 가득한 아름다운 밤하늘(Starry Night)을 연주하며 점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마침내 평화가 깃든 꿈(Dream)을 마지막으로 린하이의 아름다운 선율도 끝을 맺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