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라벨(Maurice Joseph Ravel 1875-1937)<BR><BR>라벨의 연주를 직접 들어본다는 것은 그의 작품이 어떻게 연주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제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작품을 피아노 롤에 많이 남겨 놓지 않았다.
동시대의 다른 유명한 작곡가들, 가령 라흐마니노프나 프로코피에프 등에 비한다면 그의 연주 녹음이 너무 적다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가 활약했을 무렵에는 라벨의 연주를 직접 들었던 피아니스트들이 적지 않게 있었고, 이 디스크에는 라벨의 연주 뿐만 아니라 그런 동시대 연주자들의 녹음도 포함되어 있다. <물의 희롱>은 그것을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그 전의 작품과는 전혀 새로운 테크닉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는 슈미츠의 연주는 피아노로서 표현이 가능한 갖가지 톤 컬러가 섬세하게 살아 있다.<BR>라벨이 연주한 <골짜기의 종소리>도 아름답기 그지 없지만, 그외에 이 디스크에 수록된 라벨의 연주도 그의 작품이 연주자에게 어떻게 연주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영국의 여류 피아니스트 캐서린 베이컨이 연주한 <밤의 가스파르>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해서 라벨의 동시대 피아니스트들이 라벨의 작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남긴 피아노 작품은 수 적으로 결코 많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밤의 가스파르>, <소나티네>, <쿠프랭의 무덤>, <거울>, <물의 희롱>, <고귀하고 감상적인 왈츠> 등은 피아노 음악의 가장 소중한 유산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벨의 피아노 음악은 독자적인 개성으로 빚어진 특이한 작품 세계가 배경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이색 지대이다. 따라서 극히 섬세하면서도 미묘하게 변화하는 그의 내면 세계를 파악하지 않고는 제대로 연주하기가 무척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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