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오텔로> 가수의 계보에서 델 모나코와 함께 가장 빛나는 존재인 라몬 비나이! 그와 명지휘자 라파엘 쿠벨릭이 함께한 이 <오텔로>는 1955년 코벤트 가든 실황으로 쿠벨릭이 코벤트 가든의 상임에 오른 직후의 역사적인 데뷔 공연을 담아낸 것이다. 쿠벨릭의 오케스트레이션은 토스카니니의 드라마틱한 추진력과 세라핀의 유연함을 혼합한 듯한 긴장감 있는 템포 설정과 자연스러운 진행이 돋보인다.
비나이의 오텔로에 대한 정통성은 20세기 지휘계의 양대 산맥인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벵글러가 모두 그와 함께 <오텔로>를 남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입증될 것이다. 비나이는 47년의 토스카니니반에 비해 보다 무게와 깊이가 더해진 오텔로를 그려낸다. 두터운 음색으로 쏟아내는 강렬한 고음은 단연 압권이다. 3막에서 그는 진정으로 질투에 눈이 먼 장군처럼 노래하며 4막의 “두려워 말라”는 처절한 흐느낌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바그네리안으로 명성 높았던 브루웬스틴의 데스데모나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이 음반의 또 다른매력 포인트. 청순하고 여린 여성으로서의 데스데모나를 가장 이상적으로 그려낸 브루웬스틴의 “버들의 노래”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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