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다시금 재평가 되고 있는 폴란드 출신의 명지휘자 폴 클레츠키(1900-73)가 모스크바에서 남겼던 진귀한 녹음이 CD로 발매되었다. 스위스로 망명한 이후 앙세르메의 뒤를 이어 스위스 로망드의 상임을 맡기도 했던 그는 특히 수차례의 소련방문을 통해서 이 나라의 청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소련 애호가들은 그를 제2의 푸르트뱅글러로 추앙했다고 한다.(1920년대 후반 청년 클레츠키를 발탁하여 베를린 필의 지휘를 수차례 맡겼던 장본인이 바로 푸르트뱅글러였다.) 본 음반은 클레츠키가 마지막으로 이 나라를 방문했던 1968년의 콘서트를 수록한 것으로, 처절하기 이를 데 없는 비극적서곡과 거인의 보폭마냥 웅대한 스케일로 연출해낸 미완성 교향곡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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