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의 위대한 거장 프란츠 콘비취니가 지휘하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 그리 크지 않은 신체를 지녔지만 넓은 어깨와 듬직한 머리를 소유한 콘비취니는 그의 외구가 풍기는 인상답게 장대한 음악을 진정 장대한 방법으로 표현해낼 줄 아는 지휘자였다. 브루크너의 음악은 콘비취니의 평생동안 애착을 지녀온 레퍼토리의 하나로서, 이들 음악을 통해 그의 엄청난 정서적 파워와 숭엄한 침잠, 그리고 절대적인 정확성은 더 없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탐미적 성향을 배제하고 음악의 굴직한 외곽을 잘 살린 이번 앨범의 브루크너 9번을 들으면 그가 왜 1950년대와 60년대의 동독 음악계에 있어 단연 독보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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