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브루크너의 미사곡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꼽히는 미사곡 E단조는 팔레스트리나로 대표되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옛 양식에 19세기 당대의 진보적인 음악 기법을 교묘하게 짜넣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미사곡은 관악기로만 이루어진 반주도 독특하지만, 엄격한 음향과 대단히 폭넓은 다이내믹의 대조 역시 19세기의 미사곡 전통은 물론 브루크너 자신의 다른 미사곡과도 다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세계 초연 녹음인 라인베르거의 레퀴엠 E플랫 장조는 긴장감 넘치는 아 카펠라 형식으로 만들어진 20세기 레퀴엠의 숨은 걸작이다.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합창 앙상블과 섬세한 음영, 색채를 남용하지 않고 오직 음악에 봉사하는 브뤼켄 실내 합창단의 역량은 두 미사곡에서도 빛을 발하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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