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으로 잿더미가 된 젬퍼 극장을 떠나 슈타인잘에서 초연 다음날(1949.8.15) 녹음된 야나체크 오페라 <카티아 카바노바>는 이런저런 소문 속에서 숱한 논란과 청중의 외면을 받았던 당시 오페라 공연의 분위기를 엿보게 해준다. 여전히 즐비한 잿더미 속에서 배고픔과 가난에 시달리고 있던 드레스덴 시민들에게 비극적인 여인 카바노바의 어두운 이야기는 공감을 받기 힘들었던 것일까? 그러나 전설적 카바노바 엘프리데 트뢰?M을 비롯한 명가수들의 열창과 20세기 오페라사에 거대한 획을 그은 야나체크의 음악, 그리고 동독정부로부터 연주 금지를 통고받고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진 지휘자 리히터의 모습은 이제 새로운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방송용 음원에서의 복각은 녹음연도를 믿기 힘들만큼 훌륭한 음질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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