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4계(오라토리오) -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의 절묘한 조화는 각 계절의 느낌을 청각만으로, 이끌어주기에 충분하다. 각 계절에서 느낄 수 있는 `로멘티시즘` 이 잘 드러나 있고, 굉음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사운드도 적시에 들려지고 있다. 이 음반으로 르네 야콥스는 하이든의 음악을 더욱 성공적으로 후세대에 이어주는, 일등 공신이 되었는데 그 명성에 걸맞게 또 하나의 수작을 이룬 것이다.
연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르네 야콥스(지휘)
- 오랜만에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를 듣는 리뷰어의 시각도 여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업다. 비발디의 그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 `일년 열두 달 `의 의미로 쓰인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소품집(오케스트라 편곡도 유명하지만), 글라주노프의 발레 음악, 베르디의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에 역시 발레용으로 삽입된 음악 등 여러 유명한 `사계`가 있지만 농부의 시각으로 사계절을 바라본 작품은 하이든의 이 오라토리오가 유일하지 아니한가? 물론 여기에 등장하는 시몬(농부), 한네(그의 딸), 루카스(젊은 농부, 한네의 연인), 그리고 동료 농부들은 큰 염려 없이 봄의 단비를 기원하고, 여름의 태양을 찬미하며, 가을걷이 후에는 사냥과 포도주를 즐기고, 겨울밤에 환담을 나누면서 길 잃은 나그네에게 너그러움을 베푸는 등 오늘날 한국 농민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르네 야콥스는 새 음반마다 상세한 고증과 자신의 견해를 밝히곤 했지만 이번에는 하르모니아 문디가 2장짜리 음반에 견고한 여닫이 바그스를 제공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리트 가수로는 아직 젊은 이미지였던 바리톤 디트리히 헨셀은 시몬의 아버지다운 연륜을 넉넉하게 불러냈고 리리코 레제로 소프라노인 마를리스 페터슨은 한네의 청순, 소박한 캐릭터를 상큼하게 드러낸다. 요즘 베르크의 오페라 `룰루`의 타이틀로도 자주 노래한다는 소식이지만 여기에서 그런 면은 발견할 수 없다. 최고의 리릭 테너로 떠오른 베르너 귀라는 젊은 혈기와 낙천성이 결합된 루카스를 절묘하게 묘사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