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터가 영국에서 가졌던 일련의 리사이틀 실황을 수록한 1960년대 BBC 음원들은 그의 피아니즘이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할 때로서, 당시 리히터의 스튜디오 레코딩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눈부신 예술적 광휘로 덮여있다. 64년부터 66년까지의 실황을 담은 이 앨범에 수록된 슈베르트의 '악흥의 순간‘과 소나타 D566은 리히터의 여타 슈베르트 레코딩 가운데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데, 낭만성 혹은 멜랑콜리를 말끔히 걷어낸 리히터만의 명징하고 진지한 사색의 장이 펼쳐진다. 한편 리스트 소나타에서는 리히터 특유의 방대한 스케일과 치열한 다이내믹, 고도의 비르투오시티가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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