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콘서트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바버: 첼로 소나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트리오 ★★★★★
연주: 오스카 슘스키(바이올린), 찰스 커티스(첼로), 얼 와일드(피아노)
1979년 카네기 홀에서 벌어진 숨막히는 공연 실황을 이 음반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레오폴드 아우어의 제자인 슘스키와 에곤 페트리의 제자인 와일드가 만들어낸 ‘크로이처’는 힘과 정열, 기교 모든 점에서 극한 너머까지를 넘나드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그토록 긴장감 넘치고 밀스타인이나 하이페츠의 연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서정성과 유연한 볼륨감까지를 갖추고 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낭만주의자들이 펼쳐내는 베토벤 특유의 절박한 스포르잔도와 작열하는 포르티시모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차이코프스키의 트리오는 동곡 최고의 연주로 손꼽기에 손색이 없는데, 폭넓은 톤칼라와 거장적인 핑거링을 보여주는 슘스키의 다채로움, 차가운 듯 심오한 리리시즘을 펼쳐내는 와일드의 긴장감, 우아한 듯 정직함과 기민함을 그려내는 젊은 커티스. 하이페츠-루빈스타인-피아티고르스키 레코딩 이후에 이토록 애절하고 탐미적이며 날이 서 있는 연주를 다시금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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