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런던의 국제 현악 4중주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알렉산더 현악 4중주단은 베토벤 현악 4중주 전곡을 녹음하는 의욕적인 노력을 보여준다. 알렉산더 현악 4중주단이 베토벤 현악 4중주의 음악적 다양성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은 정교한 앙상블 능력과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흔치 않은 실내악단임에 틀림없다.
알렉산더 현악 4중주단은 특히 명쾌한 악센트와 유동적인 템포 설정,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리듬감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활기찬 리듬의 맥박이 느껴지는 초기 작품과 강렬한 다이내믹의 대조를 보이는 중기 작품에 강하다. 베토벤의 초기 작품에서는 네 명의 연주자들이 하나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치된 호흡으로 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순간순간 음악적 에너지를 응집시켜주는 타이밍 조절은 놀라울 정도이다. 그들은 악상 기호의 변화 하나하나를 단순하게 보지 않고 변화되는 순간마다 약간의 쉼표나 호흡을 집어넣음으로써 음과 음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시도는 OP.18의 여섯 곡에서 잘 나타난다. 밝고 명랑한 OP.18의 여섯번째 곡에서 스포르챤도(SF)가 붙은 음표나 화음이 갑자기 변화된 코드의 바로 직전에서 네 명의 연주자들은 함께 호흡하며 약간의 여유를 두는데, 이 것은 이 곡의 구조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탄력있는 리듬감 또한 알렉산더 현악 4중주단의 장점으로, 특히 빠른 악장에서 돋보인다. OP.18-1번의 스케르초와 알레그로 악장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가벼운 스피카토와 전체적인 선율의 방향감을 살려주는 템포, 그리고 음악적 흥미를 유발하는 갑작스러운 강약의 대조로 역동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