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오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음반이 짐멜의 이름을 달고 선보이게 되었다. 고대 아일랜드의 음악의 한 형태인 `AN UAITHNE`에서 이름을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이클 맥글린, 존 맥글린 형제의 프로젝트 앙상블인 아누나는, 아일랜드의 옛 음악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거나, 고대 시문을 텍스트로 한 과거지향적인 분위기의 새로운 음악들을 전문적으로 다
루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 음반이 이들의 데뷔 음반이 되겠지만, 아일랜드 국내에서는 벌써 세 장의 음반을 발매하였으며, 이 음반 역시 아일랜드 국내에서는 97년에 발매되었던 음반이다. 작곡 편곡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클 맥글린은 단순한 선율과 화성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의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과다한 에코를 이용한 녹음상의 트릭의 결과만으로 치부하기 힘들 정도로, 이 앙상블 멤버들(특히 여성)의 맑은 목소리와 독창진과 배경 합창간의 성량 대비에 의한 공간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상당히 많은 인원들이 번갈아가며 솔로를 분담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솔로를 담당하는 여러 여성 멤버들의 목소리가 내지의 해설을 참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음색의 통일감이 이들의 근사한 앙상블의 기반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팝 뮤지션 엘비스 코스텔로가 작곡한 타이틀곡은 스팅이나 루 리드를 연상시키는 블루스 취향의 곡이고, `THE FISCHER KING`은 흡사 60년대의 포크 음악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두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정통적인 형태의 중세 종교음악을 충실히 모방한 무반주 합창곡들이다. 이들 역시 `매디애블 배브스(MEDIAEVAL BAEBES)`의 경우처럼 현재 불고 있는 고음악 열풍에 편승하기 위한 일종의 `유사` 고음악 단체라고 평가 절하할 수도 있지만, 음악사적인 가치나 정통성을 떠나서 단순히 귀에 들려 오는 소리 자체만을 생각한다면,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들은 충분히 감상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레코드포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