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Girls, Girls
두서없이 시작해 보자면 아름다운 여성 싱어들로만 이루어진 그룹들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무척 많이 있어왔고 그들은 나오는 족족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매직 위스퍼스의 본 앨범을 처음 받았을 때, 겉에 있는 홍보문구의 스티커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지금 이 음반을 앞으로 이야기할 뮤지션들과 함께 구분해 달라는 문구로 시작해서 거의 세 줄에 달하는 걸 그룹들의 목록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그 중에는 샹그리-라스(Shangri-Las)같은 오래된 걸 그룹들부터 이페메라(Ephemera), 걸프렌도(Girlfrendo), 그리고 웃비굿즈(Would-Be-Goods)와 같은 90년대, 혹은 2000년대 활동하는 그룹들의 이름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마치 걸 그룹의 역사를 정리하려는 듯 보여지기까지 하는 그 무시무시한 목록에서 짐작 가능하듯, 여성 싱어들의 화음으로 이루어진 그룹들이 지금에 와서는 거의 하나의 장르처럼 여겨지고 있는 추세이다. 과거 음반의 리이슈와 기획으로 먹고 사는 워너 산하의 레이블인 라이노(Rhino)에서도 이미 이러한 곡들만을 컴파일하여 [걸 그룹 박스(Girl Group Box)]라는 세트를 만들어 팔고있으며 멤피스 인더스트리(Memphis Industry)의 여성 삼인조 그룹인 피펫츠(Pipettes)가 현재의 씬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의 시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여성 그룹들의 위력은 아직 유효하다. 상냥하고 아름다운 하모니는 여성들에게는 동경과 낭만을 선사하고 남성들에게는 매혹적인 무언가로 다가온다. 앞에서 이들 자신이 언급했듯이 우리는 하나의 걸 그룹을 이 목록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당신이 현재 보고 있는 매직 위스퍼스의 본 작 [Carousels & Music Boxes]가 바로 그것이다.
Magic Whispers
여성 2인조 이지 리스닝 인디팝 듀오인 매직 위스퍼스는 리타 칼립소(Rita Calypso)의 보컬인 애나 라안(Ana Laan)과 베씽 뷰티(Bathing Beauty)의 나탈리 파란(Natalia Farran)으로 이루어 졌다. 그들은 전작 [Ying Yang]에 수록된 마그네틱 필즈(Magnitic Fields)의 커버곡 [100,000 Fireflies]가 TV CF에 쓰이면서 한국에서 인지도를 얻은바 있다. 한국에는 2006년도에 발매가 됐지만 스페인에서는 2003년에 발매된 음반이었는데, 애호가들로부터 많은 갈채를 받았던 그 데뷔앨범 이후, 매직 위스퍼스는 휴식보다는 다음작품에 대한 연구에 몰입했다. 3년 후, 이들은 17개의 훌륭한 노래들과 함께 다시 우리 앞에 돌아왔다.
Carousels & Music Boxes
전작과 마찬가지로 본 앨범에서도 역시 시에스타 레이블 최고의 프로듀서겸 연주자인 마테오 구이스카프레(Mateo Guiscafre)와 라몬 레알(Ramon Leal)이 앨범의 지휘와 어레인지를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주는 라몬 레알의 것인데, 이미 입증된 프로듀서이자 플레이어인 그들이 주도해내는 사운드는 시에스타스러운 느낌들로 충만하다. 그녀들의 목소리를 훌륭하게 받쳐주는 적임자들임에 분명하지만 아쉽게도 전해지는 소식에 의하면 본 앨범은 이 두 명의 프로듀서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한다.
완벽한 컴비네이션을 가진 어쿠스틱/일렉트로닉 기타와 풍부한 보컬하모니, 그리고 축복 받은 멜로디로 가득한 본 작은 놀랍고 우수어린 팝 음악의 어느 정점을 들려주고 있다. 여러 리스너들은 근 5년 사이에 발표된 시에스타 아티스트들 중 가장 놀라운 소포모어 앨범을 발표했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는데, 절대 오차가 없는 완벽한 팝 멜로디와 밝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선보이면서 그러한 반응들을 얻어냈다.
앨범 전반적으로 스테레오랩의 팝했던 시절의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한국에도 방문 했었던 라 까사 아줄(La Casa Azul)의 길 밀키웨이(Guille Milkyway)가 인트로와 아웃로를 비롯한 몇 곡을 제공했으며, 기타팝의 상징이자 글래스고의 자존심인 BMX 밴디츠(BMX Bandits)의 버전으로 더욱 유명한 자끄 브레(Jacques Brel)의 곡 [Carousel]과, 한국에서도 사랑 받는 여성 싱어 캐롤 킹(Carol King)의 곡 [Will You Love Me Tomorrow?], 나름의 인지도를 가졌던 영국 인디팝 밴드 파핀제이스(Popinjays)의 커버 곡[Helicopter People] 등의 다양한 곡들을 그녀들의 스타일로 담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평범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매직 위스퍼스는 자신의 스타일을 끊임없이 유지하는 훌륭한 그룹이다. 이 음반은 그들이 원하던 대로 훌륭한 여성 걸그룹 들의 목록에 이들을 추가하게끔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60~70년대 팝튠에 현대적인 방식을 첨가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데 주력했다. 그것들은 때로는 요염하고 세련미가 넘치며 쾌활하다.
매직 위스퍼스는 우리의 건조한 일상생활에 따뜻한 햇살과도 같은 시선을 넌지시 던진다. 풍부한 로맨티시즘을 바탕으로 한 보석과도 같은 사운드로 가득하며 영리한 어레인지는 그들의 보이스와 연주들을 순수하고 신선하게 배치시켰다.
이 앨범은 순수했던 날들과 멜로디가 바탕이 되는 팝송들에 대한 향수(鄕愁)로 채워져 있다. 대부분의 노래들은 아름답고 또한 솔직한 모습들로 이루어져있다. 이들은 이 섬세한 음악이 당신에게 무언가의 의미로 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매직 위스퍼스가 없는 세상을 생각해보았는가? 그것은 생각보다는 끔찍한 일이다.
* 파스텔 문예부 한상철 [불싸조]
* 출처 : 파스텔뮤직 홍보자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