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불곰 스베틀라노프가 만년에 새롭게 도전한(!) 레퍼토리는 차이코프스키 발레의 영향이 짙은 낭만적 작품인 스트라빈스키의 <요정의 입맞춤>이다. 여유있는 템포, 끈적끈적한 프레이징, 규모있는 울림, 진한 서정성 등 스베틀라노프 만년의 전형적인 연주 스타일이 빛나고 있는 이번 연주는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스트라빈스키의 음향세계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한편 <시편 교향곡>은 젊은 스베틀라노프 특유의 명석하고 탄력적인 리듬, 선명하고 강력한 음향이 실로 상쾌하다. 거기다가 러시아인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강력한 대합창단의 비주얼은 놓칠 수 없는 장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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