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은과 ‘어덜트 컨템포러리 (Adult contemporary)
가수 니은은 그간 어덜트 컨템포러리 음악의 대표 가수로 활동하면서 일본 음악계에서 이미 탁월한 가창력과 음악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가수이다. 지난 91년 일본에서 그녀는 일본 킹레코드의 전속가수로 활동하면서 93년 첫 싱글 앨범 발표와 함께, 그 해 NHK 신인가요 콘서트에 입상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일본 간사히TV 등 유력 방송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94년에는 Asian Megamodel of the World-Guam 가요제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가수로 무대에 선 모습이 MBC를 통해 방영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본에서의 인기와는 달리 정작 가수 니은은 국내 무대와는 큰 인연을 맺지 못하였다. 지난 2000년 국내에서 작곡가 김진룡의 [천상의 사랑]이 수록된 1집 앨범을 발표하였으나, 갑작스러운 암 투병으로 활동 도중 하차하는 비운을 맛본 것이다. 국내에서의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애절한 발라드 [천상의 사랑], [비껴가는 사랑] 등은 현재까지도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 중년 가요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니은의 국내발매 2집 앨범은 가수 본인의 말을 빌자면 '다채로운 뷔페'와 같은 느낌을 준다. 당시 중도 하차로 묻히고만 1집 수작들 중 일부가 수록된 이번 앨범은 여느 성인가요 앨범에서 찾기 힘든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선 기존 자신의 스타일을 벗어나 친근한 감성의 세미 트로트 곡으로 색다른 면모를 선사하기도 한다. 지난 몇 년간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 다양한 삶의 드라마를 그려왔기 때문일까. 새 앨범에서 접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수필처럼 친근하고 다양한 색감, 그리고 드라마처럼 활발한 생기와 따스한 인간미를 머금고 있다. 이번 앨범은 그동안 젝스키스, 이효리, 소찬휘, 더크로스 등 젊은 가수들의 곡들로 이름을 알려온 작곡가 마경식이 제작하는 첫 성인가요 앨범이기도 하다. 신세대 작곡가 특유의 센스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이 니은의 다채롭고 청순한 음색과 함께 멋진 앙상블을 이루어낸다.
타이틀곡 [나나나]는 감각적인 노랫말과 심플한 멜로디 라인이 강렬한 흡인력을 선사하는 경쾌한 세미 트로트 풍의 곡이다. 가수 니은은 이 곡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을 듣고 싶은 애타고 설레는 감정을 섬세한 호흡으로 표현해내며 J-Pop씬에서 인정받은 탁월한 가창력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번 앨범 역시 기존 니은의 다채로운 보이스컬러가 유감없이 발휘된 파퓰러한 트랙들이 앨범을 한층 다채롭게 꾸미고 있다.
[고백가]와 [다신 사랑 못하게]는 수채화처럼 맑고 청순한 보이스로 표현된 감미로운 팝 발라드 곡들이며 그리고, 드라마의 삽입곡으로 어울릴 법한 [사랑할 수 없다면]은 젊은 세대에게 더욱 어울릴 듯한 미디움 템포의 트랙이다. 또한, 93년 첫 데뷔곡이었던 [당신의 셔츠를 샀습니다], 짙은 감성의 블루스 곡 [Taxi], 몽환적인 보사노바 리듬의 [괜찮아요]와 [띠아모] 등 지난 1집에서 사랑받은 노래들 역시 장르를 넘나드는 가수 니은의 탁월한 음악성을 엿볼 수 있는 수작들로 평가받고 있다.
오랜 암투병과 공백을 거쳐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가수 니은은 향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더욱 활발한 가수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멈춤 없는 열정과 꾸밈없는 인간애를 가진 그녀 니은은 이미 봄에 핀 꽃처럼 맑고 은은한 향기를 앨범을 통해 전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