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사람은 옹기장이가 되어 수풀과 산울 가운데 거하는 자로서 거기서 왕과 함께 거하여 왕의 일을 하였더라 (역대상4:23)”
옹기장이는 지금까진 한국 교회의 음악 문화에 지대한 공을 끼쳐왔다. 최근에는 좀 약해진 것 같아 아쉽긴 한데, 교회에서 학생회 주관으로 열리는 다양한 이름의, 그러나 비슷한 형식의 문학의 밤에는 항상 단골로 들어가던 순서가 중창단의 공연이었다. 이 행사를 위해 급조된 멤버로, 혹은 성가대에서 몇 명을 뽑아 며칠을 맹연습해서 올라간 무대에서 부르던 중창곡들은 상당수가 옹기장이의 곡이었다.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옹기장이의 앨범들은 발매될 때마다 명반이었다. 세미클래식한 감성의 초기에서 지극히 팝적 감성이 절묘한 화성과 함께 어우러지는 중반기, 그리고 몇 장의 워십과 찬송가 앨범을 거쳐 완성된 그들의 8번째 앨범에서는 지금까지의 옹기장이와는 완전히 다른 파워 넘치는 보컬그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옹기장이는 최근 워십앨범에서 보여주었던 한없이 예쁜 화성을 바탕으로 한 워십앨범과 기존의 “그 이름의 승리”로 대표되는 정규앨범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렇기에 블랙가스펠 냄새가 물씬 풍기는 8번째 앨범에서 보여준 그들의 변신은 적응이 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20여년을 하나의 이름으로 활동해오는 음악 팀의 변신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새롭게 바뀐 음악적 감성을 바탕으로 작년 12월 17일 분당의 할렐루야 교회에서 녹음된 옹기장이 라이브 워십앨범은 확실히 기존의 옹기장이와는 180도 다른 음악이다. 혹시 이전의 찬송가, 워십앨범을 생각했던 분들이라면 그 기대는 잠시 접어두고 또 다른 옹기장이 워십앨범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띠게 달라진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보컬의 색깔이다. “모두 함께 손뼉 치며”, “나의 도움은 주께”와 같은 곡에서 보이듯 그루브한 연주에 잘 얹힌 보컬은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절한 힘과 기교를 보여주고 있다. 한없이 부드럽고 가뿐한 느낌의 옹기장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매 년 기수가 달라지며 세대가 변한 까닭도 있겠으나, 역시 옹기장이의 영향을 받고 자라온 현재의 옹기장이 역시 이 정도의 목소리를 내기까지는 그리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을 거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힘찬 분위기의 보컬뿐 아니라 “나 같은 죄인”이나 “간절히 주 경배해”와 같은 곡에서는 흑인 가스펠 특유의 끈적끈적한 느낌까지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탁월한 연주다. 인지도가 아주 높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탄탄한 실력을 가진 세션들은 호산나 인테그리티의 론 케놀리 음반에서 들을 수 있었던 “모두 함께 손뼉 치며"를 거의 완벽히 재현해 내고 있다. 곡의 처음을 여는 베이스 솔로는 물론이고 브라스 플레이까지, 한국어 가사만 아니면 호산나의 앨범을 듣는 듯하다. 사실 ‘기존 곡을 카피한 것 아니냐’라는 폄하의 의견이 나올 수 있겠으나, 이 앨범은 단순히 앨범의 카피의 수준과는 다른 옹기장이만의 색채를 담고 있어 창작성의 부재를 꼬집을 만큼 시류를 타는 앨범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새로운 워십곡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랙수로는 11곡, 메들리 찬양까지 감안하면 13곡이 담긴 이번 워십앨범은 사실 최근 한국 CCM시장에서 워십앨범이 너무 남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을만한 콘셉트이었으나, 수록곡 중 상당수를 그동안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워십곡을 소개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교회의 많은 예배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해외 워십앨범의 마니아들에게는 익숙한 곡일 수 있으나 “모두 함께 손뼉 치며”나 “나의 도움은 주께 있네”. 그리고 “주님 내게 주신 말씀”과 같은 곡은 충분히 대중성을 갖춘 곡이지만, 한국에서 번안되어 소개되지 않았던 곡이라 처음 듣는 청자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CCM계에서 옹기장이가 서있는 위치는 역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 활동 경력이 더해질수록 본업인 음악활동 보다는 뒤에서 후배 사역자들을 돕고 세우는 선배사역자도 있는 반면,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함으로써 음악적 젊음을 유지함으로써 신인가수 못지않은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가수도 있다.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W 스미스나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이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한 개인이 아닌 매 기수마다 얼굴이 바뀌는 옹기장이는 그런 면에서 시간이 지나도 크리스천 대중들과 늘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팀이다. 그렇기에 20살의 청년이 된 옹기장이가 완전히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발표한 라이브 워십앨범은 그 어느 앨범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 by 송재호 [bassy77@empal.com]
- 자료제공: 씨씨엠 코리아</br> .... ....